일 년에 단 한번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특별한 날
생일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태어난 날, 또는 태어난 날을 해마다 기념하는 날을 말한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이 세상 모두에게 주어지는 날이다.
최근에 정말 소중한 이의 생일을 맞이했다. 매해 보내는 생일인데 이상하게 올해는 느낌이 달랐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다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해 본 것이 너무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일 외에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사고 준비해 본 것이 언제 적이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먼저, 꽃집에 갔다. 매번 출퇴근마다 보는 지하철 지하상가에 있는 여러 개의 꽃집 중 하나였다. 그냥 출근할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꽃가게가 모여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망설이면서 3개의 꽃집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사람이라 그런지 주인인지 아르바이트생인지 모르겠지만 가게 안의 꽃을 판매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그래서 가장 뭔가 착해 보이시고 마음이 따뜻할 것 같은 사장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나 가족이 하는 느낌으로 인상은 되게 강해보이시지만 누구를 위한 꽃이고 어떤 것이 좋을지 정말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그래서 "잘 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 사람을 생각하며 꽃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꽃집에 온 것도 정말 몇 년만이었다. 그냥 놓여있는 꽃들인데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뭔가 다른 세계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꽃이 예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은 종류의 꽃들이 있었고 다 그마다의 사연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한동안 고민을 계속하다가, 부케로도 많이 쓰인다던 흰색의 리시안셔츠란 꽃을 골랐다. 꽃말이나 겉에 포장이 예쁘고 비싼 것이 아니라 그냥 뭔가 눈이 계속 갔고 소중한 이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예쁜 꽃을 보니 나까지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음으로, 케이크를 사러 갔다. 케이크를 많이 먹는 편은 아니기에 작은 사이즈를 사러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 갔다. 요즘에는 백화점 푸드코트에도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음식 브랜드들이 입점되어 있다. 그래서 단순히 한 끼를 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맛보기에도 좋다. 평소에는 흔히 보이는 빵집 브랜드에서 케이크를 사곤 했지만 이렇게 백화점 푸드코트 안에 작지만 아주 고귀한 케이크를 사본 적은 처음이었다. 소중한 이는 과일을 좋아했고 평상시에 많이 사드리지 못해서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과일 케이크로 범위를 좁혔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과일이 있는 것과 하나의 제철 과일(청포도, 복숭아 등)로 되어 있는 케이크 중에 고민이 되었다. 그렇게 약 10분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다양한 과일을 맛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후르츠 케이크를 골랐다. 케이크는 일반적인 빵집 케이크보다 크기는 작았지만 가격을 비쌌고 하지만 소중한 이를 생각하고 고른 진심에 비하면 돈으로 가격을 매길 수 없었다.
그렇게 한 손에는 케이크와 한 손에는 흰 꽃다발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뭔가 누군가가 보기에도 "누가 생일인가 보다"라고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겠지만 그보다도 빨리 찾아뵈어 축하드리고 싶은 생각에 그 가는 길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일은 온다. 그리고 존재한다. 다만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위하는지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세상에는 공평하지 않은 것들이 참 많다. 사람마다 다 다르고 가지고 있는 것과 지니고 태어나는 것들도 다 다르다. 다만 생일은 그 어떤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지고 존재하기에 그날을 누구보다 귀하게 여기고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