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불안을 데리고도 괜찮은 하루

by 새벽

이 글을 쓰고 나서 잠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더 덧붙여야 할 것 같았지만, 어떤 말도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말을 많이 한 날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 덜 말한 날에 가까웠다. 그동안 나는 불안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언제 더 커지는지, 어떻게 하면 덜 흔들릴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완벽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해졌다. 불안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


관계 앞에서 자꾸만 망설이게 될 때, 말을 꺼내기 전에
한 번 더 숨을 고르게 될 때, 그 불안은 내가 사람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요즘은 불안을 느끼는 순간에 이렇게 말해본다.
‘아, 지금 내 마음이 여기까지 와 있구나.’ 그 한 문장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를 밀어내지는 않게 해준다.


여전히 말하지 못한 마음도 있고, 여전히 넘어간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침묵이 나를 부정하는 방식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다.


이 글들을 통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거창한 조언도,
확실한 결론도 아니다.


다만 불안을 안고도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방식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볼 만하다는 이야기였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숨이 느려졌다면,
마음이 아주 잠깐이라도 편안해졌다면.


그걸로 이 글은 제 역할을 다한 것 같다. 나 역시
여전히 연습 중이고,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불안을 이유로 나 자신을 지우지는 않으려 한다. 이 글은 그 다짐을 조용히 남겨두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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