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걸 알면서도 내일을 마주해야 하는 우리들
사람들은 참 쉽게 생각한다.
입 밖으로 내뱉으면 그만인 줄 안다.
하지만 숙고 없는 말은 인간의 이성을 포기한 채
그저 동물적 본능을 배설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자신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궤적의 상처를 남길지
고민하지 않는 무례함이 도처에 널려 있다.
그렇게 쏟아진 말들은 내 몸에 끊임없이 생채기를 낸다.
시간이 흘러 희미해진 흉터도 있고,
아예 사라진 흔적도 있지만,
무색하게도 새로운 상처는 매일 덧씌워진다.
흔히들 근육은 찢어지고 다쳐야 비로소 성장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마음의 근육도 그만큼 성장했을까?
솔직히 말하면 의문이 든다.
성장한 것이 아니라, 그저 방어 기술만 교묘하게 늘어난 것은 아닐까.
여전히 아프지만, 이제는 숨기는 법을 배웠다.
의연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척’하는 기술만 늘어간다.
사람들은 내가 단단해졌다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때의 기억에 잡아먹혔던 시간을 기억하는 겁쟁이일 뿐이라는 것을.
견뎌냈고 버텨왔지만,
그 기억들은 의식 깊은 곳에 닻을 내리고 있다.
만약 똑같은 폭풍이 다시 몰아친다면 나는 기어이 다시 무너져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섭다.
멀쩡해 보이는 내 겉모습과 달리,
안에는 여전히 떨고 있는 아이가 서 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