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에 대해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부사가 붙어버린다.
비효율적이지만 낭만적인 것
서로 데려다 주며 골목길을 왔다갔다 시간을 보내고,
잠깐일지라도 멀리서 달려오는 것은
사랑하기에 기꺼이 저지르는 비효율들이다.
그렇게 사랑이란 감정 앞에는, 부사가 꼭 붙는다.
부사의 '부'는 '버금가다', '곁들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문장의 뼈대는 아니지만, 그 내용을 풍성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사랑은 그렇다. 홀로 있을 수 없다. 그렇게 꼭 앞에 부사가 있어야만 한다.
어김없이, 당신과 함께 있는 공간에는 묘한 뉘앙스가 흐른다.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말하는 공기의 흐름.
그 정적 속에서도 당신을 감싸는 모든 것이 당신의 언어라는 것.
나는 그 무심한 공기를 읽으며 당신을 배운다.
이를테면, 물건을 내려놓는 소리나 나를 향해 살짝 기운 어깨 같은 것들로.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제자리에 서 있다.
이 마음이 진짜인지 확실히 알고 싶다가도,
과연 우리가 지나갈 인연일지 맞이할 인연일지 확인하는 것이 겁이 난다.
결국 사랑은,
이 수많은 부사들과 형용할 수 없는 뉘앙스들이 모여 하나의 문장이 되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