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몰래 하느라 더 했다. 두 자리의 구독자 수를 보기까지 오래 기다렸다. 지금도 그렇지만 몇백, 몇천, 심지어 만이 넘는 구독자 수를 가진 작가들은 연예인이나 셀럽 같았다.
구독이란 것은 참 잘했어요 도장 같은 라이킷과는 또 다른 무게가 있었다. 이제 앞으로 나의 글을 챙겨서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됐고 뭉클한 감동이 함께 왔다.
이 숫자가 조금씩 조금씩 늘더니 세 자리의 구독자가 생겼을 때 마음 한편에 무언가 둥글고 뜨거운 것이 들어 있는 것 같은 생소한 감정을 경험했다.
그리고 구독자 수가 줄어든 것을 발견하면같은 이유로 아쉬웠고 서운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런데 12월에859 사태를 맞이하고는결국 착잡하다는 단어를 일기장에 적고 말았다.
12월 초에 알아챘다.
'OO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는알림을분명봤는데 구독자 수는 요지부동859였다. 그것이 몇 차례나 반복되었다. 알림을 두세 번 봤는데도 그랬다. 새로 구독해주는 숫자만큼구독을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며거의 한 달째 같은 숫자859를 보고 있다.
구독자 수를 늘 머리에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간에는잘 몰랐고 그 수를 세지도 않았다. 그러나간간히 오는 구독 알람에도 똑같이 859다 보니 원치 않아도 구독을 취소하는 숫자를 알게 된다.
이 글을 시작할 때도 859였다. 사진을 캡처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구독자가 생겨서 860이 되어서 사진을 어쩌지 하고 있었는데 그다음 날 이어 쓰는 오늘, 또다시 859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숫자일 수도 있지만이 시점의 859 사태는 여러 갈래로 생각을 뻗게 한다. 방향은 여러 곳이지만 하나같이 희망차지 않다.
브런치 초기에 쓴 글을 보며 도대체 이런 글을 어떻게 발행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 내용의 글을 몇 차례 보았다. 꾸준히 글을 쓰며 발전하는 글솜씨를 스스로 느끼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초창기 글이 더 나은 거다. 독창적인 나만의 표현이라며 호기롭게 쓴 표현을 다시갖다 써야 했다. 갈수록 고갈되는 소재에 예전 글 한구석에서 끄집어낸 글은 마치 스핀오프 같다. 재미도 더 없어진 것 같고 어느 날에는 마무리가 덜 된것을 알면서도 지금 올리지 않으면 오늘 안에 못 올린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발행 버튼을 누른다.
연연하지 말자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결론을 낸 조회수가 마치 이를 증빙하는 것 같아 얄미웠다.
작년 3월 8일 브런치를 시작했는데 9월부터 나의 조회수는 첫 달인 3월에도 미치지 못했다. 살림 글들을 쓸 때는 자주 다음 메인에 노출됐는데 다른 소재의 글을 쓰면서 메인 노출 빈도가 줄고 노출 파급력도 훅 줄어들었다.
12월은 더욱 저조했다. 막판에 글 하나가 다음 메인에 자주 노출되어 마지막에 살짝 반등을 했지만 하마터면 예쁘게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새해를 맞이할 뻔했다.
구독자수, 조회수, 라이킷 수, 댓글수.
은근히 브런치에는 숫자들이 많다.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그 숫자들에 나는 처음도 지금도 초연하지 못하다. 전보다 나아졌다 뿐이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경지에는 아무래도 오르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