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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Mar 29. 2022

코로나 확진보다 더 무서운 출근

  박주임이 병가를 마치고 어제 출근했다. 같은 코로나 확진이라도 별 증상 없이 지나는 사람도 있다던데 박주임은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언뜻 들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출근한 박주임의 얼굴에서 광이 난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피부에서 윤기가 느껴진다. 표정도 한결 밝다. 박주임이 원래 눈웃음이 있었던가 싶다. 사람들은 일주일 회사 안 나오니까 이렇게 사람이 밝고 환해졌다며 놀리는데 박주임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픈데도 좋더라고요' 한다.  다들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손뼉을 쳐가며 웃다.

카카오프렌즈 튜브


 그런데 어제 오후 정수기 앞에서 만난 박주임 얼굴엔 아침에 보였던 광채가 사라졌다. 광만 없는 게 아니고 눈 밑 부분이 이미 어두운 색으로 덮였다. 아니 어떻게 하루도 안돼서 이렇게 되었나 싶다. 얼굴을 보고 흠칫 하니 박주임은 오랜만에 나왔더니, 밀린 일 할 것도 많은데, 그건 아직 손도 못 댔단다. 자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업무 연락으로 하루 종일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계속 그러고 났더니 잠잠해졌던 기침이 다시 시작됐다면서 컵 안에 비타민 가루를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 확진 일주일보다, 하루 출근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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