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하다. 작년 이맘때 헐벗고 다닌 것은 분명 아닌데 지금처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 옷장 안에 옷이 있는데 이건 털이 달려 지금 입긴 민망하고 이건 아직은 얇다.
그럼 옷을 좀 사야 되나? 생각한다. 그러고 산다. 그리고 그다음 계절이 바뀔 즈음 옷장에서는 '아 이거 입었어야 했는데 이미 시기가 지나갔다' 싶은 옷들이 나온다. 그럼 또 이제 옷장이 미니멀해야 한다며 옷장 비우기에 돌입한다.
이 루틴을 계절마다 반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그때가 되면 입을 옷이 적절치 않고 작년에 뭐 입었나 궁금하다. 하지만 지금은 찾아본다.
작년 4월 옷달력을 보고 그대로 골라입는다
작년 오늘 입은 옷이다. 이 겉옷은 지금 아니면 또 금방 더워서 못 입는데 잊고 있었다. 계절별로 옷장을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옷장 세 칸에 사계절 옷을 다 넣는데도 매번 꺼내 입는 옷만 입게 된다. 한 번씩 이렇게 찾아보면 안쪽에 있어서 잊고 있던 옷을 발굴해 입을 수 있다
옷장 관리를 위해 수첩에도 써보고 엑셀에 기입도 해보고 캘린더에 매일 기록도 해봤는데 꾸준히 하지 못했다. 출근 때마다 셀카를 찍어 별도 앨범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내게는 전신샷 셀카가 어려웠다.
카테고리별로 옷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다 지금의 옷장 관리 어플을 사용하는 것에 종착했다. 최초에 모든 옷을 찍어서 종이인형 옷 자르듯 사진을 옷 모양으로 자르고 입력해주는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것 때문에 두 번 정도 시도하다 접었는데 이 김에 옷 가짓수를 확 줄였더니 할 만했다. 한번 고생한 뒤에는 옷을 살 때 한 개씩 추가하고 없앤 것은 지우면서 쓰니 간편하다.
외출때 입은 옷들을 하나씩 코디하고 나중에 골라 입는다
옷을 다 입력하고 나면 이제 종이인형 놀이하듯 옷끼리 매치해서 짝을 지어놓는다. 그리고 외출 전에 골라 입으면 되니 편하다. 미리 다 해놓을 필요 없이 내일 입을 옷 코디해놓고 다음에 이용하면 된다.
처음엔 신발과 겉옷까지 다 짝지어놨다가 지금은 상하의만 짝짓고 거기에 겉옷과 신발은 따로 넣는다. 그럼 정말 몇 개의 코디룩으로 매일 고민 없이 골라 입을 수 있다
매일 1-2분을 들여 입력하면 옷 고민하고 다시 벗는 시간이 없어진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진 옷의 개수를 종류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미니멀한 옷장을 유지하는 데 아주 효율적이다.
오늘 '나 도대체 작년 이맘때 뭐 입었니'라고 생각했다면 한 번 사용해보길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