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째: 새벽에 오한이 들어 오들 오들 떨다가 다시 잠든 것 같은데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잠이 깨서 목이 아픈 걸 느낀 건지, 목이 아파서 일어나게 됐는지 구분이 안된다. 침을 삼키는 일이 이다지도 마음을 굳게 먹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일이었던가. 출근 준비를 하는데 목에서 시작한 통증이 코와 귀까지 퍼지면서, 목과 귀와 코가 하나로 이어져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결국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받는다. 의사 선생님은 증상을 물으시더니, 아주 일반적인 코로나 증상이네요, 하시며 검사를 해주신다. 잠시 후에 다시 진료실에 들어가니 '코로나인데 코로나가 아니네요. 이상하네. ' 하신다. 너무 초기라 안 나오는 것 같다며 내일쯤 다시 PCR을 받아보라며 의뢰서를 써주신다.약과음성 확인서와 PCR의뢰서를 동시에 받아 온다. 계속 누워 있었다.
2일째: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에 잠에서 깬다. '헉' 하는 소리가 육성으로 나면서 진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다행히 잠시 뒤에 통증은 사라지지만 두통과 목 통증이 심하다.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약 먹고 나면 또 반짝 괜찮아서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또 갤갤대다가를 반복한다. 누워 있는데 제대로 잠을 못 자고 마치 앉아서 조는 것처럼 잠이 들려는 순간 고개가 살짝 옆으로 까딱하면서 또 깨고, 잠 들려는 순간 또 꿈속에 들어가려다 또 깨고 이러고 있다. 왜 계속 누워서 졸고 있는가. 샤워하러 가는 길까지가 너무나 멀다. 점심 약을 먹고 나서야 약기운에 씻고 PCR 검사를 받고 온다. 아. 역시 찌르는 깊이가 자가검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뇌까지 찔리는 듯한 기분이다.
3일쩨:새벽에 계속되는 가슴 통증으로 깊이 잠을 못 잔다. 밤새 누워서 졸고 있는 기분이다. 깊이 잠을 못 자서 상태가 더 안 좋다. 새벽에 몇 번이나 깬 뒤에 아침 7시에 PCR 검사 결과 문자가 오자마자 확인하는데 음성이다..
무릎 꿇고 손들고 일어나야 하는 기분이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이 확 심해진다. 아니 증상은 코로나인데 결과는 코로나가 아니니, 이건 어찌해야 하는가
고등학교 때 국사선생님은 정말 무서웠다. 잠깐만 졸아도 바로 교실 뒤로 쫓아내벌을 세웠고 조금만 자세가 흔들려도 국사책으로 무자비하게 머리를 후려쳤다. 한 번은 자율학습 시간에 애들 둘이서 교실을 돌아다니다가 야자 감독이었던 그선생님한테 딱 걸렸는데 선생님은 보자마자 화를 내며 "무릎 꿇고 일어나서 손들어!" 이렇게 큰 소리를 지르셨다. 겁에 질린 아이 둘은 도대체 무릎을 꿇으라는 건지 일어나라는 건지 일단 손을 들고는 어정쩡한 자세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고, 앉아서 그 사태를 보는 우리는 웃겨 죽겠는데 본인이 뭐라고 하신지도 모르고 계속 화를 내시는 선생님한테 혼날까 봐 웃지도 못하고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를 참느라 죽을 맛이었다.
지금 내 주변도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안 걸린 나 같은 사람보다 더 많은 상황. 코로나 유경험자들은 하나 같이 그거 완전 코로나인데 왜 음성이냐하고, 증상이 나온 지 4일 만에 양성이 나왔다는 말도 해주며 한 번 더 받아야 한다고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