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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Mar 12. 2022

팔자에 걱정 하나 없는 '분'은 좀 아니잖아요

브런치 작가 5일 차, 어렵지만서도

브런치 작가 5일 차. 아침부터 카카오 채널을 만들고 보드를 발행해본다고 연구 중이다. 쓰라는 것 다 쓰고, 브런치 글을 콘텐츠로 담아서 '발행하기'를 누르는데 팝업창이 뜨면서 안된다. 밑줄 쳐진 운영정책을 열고 돌아오니 아까 쓴 건 다 없어졌다. 두세 번 반복하고서야 운영정책을 자세히 읽는다. 읽으라고 하는 거 안 읽고 확인 버튼이 활성화 되게 스크롤만 내리는 못된 버릇이 여기서는 안 통한다.  적절하지 않은, 유해한 내용, 금칙어는 발행이 안된단다. '다단계업체'가 안 되는 건가 하고 살짝 빼본다. 또 안된다.  설마-하고 '팔자에 걱정하나 없는 년'을 빼본다. 발행이 됐다.



아니, 그때 그 점쟁이한테 고운 말을 쓰셨어야죠, 할 수도 없고. 솔직히  팔자에 걱정 하나 없는 '분'은 좀 아니잖는가. 결국 보드에 못 넣는다. 이게 뭐라고 아쉽다.




내 하루에 해시태그를 붙인다면 '가사' '회사' '육아' 말고없는 상태가 10년이 넘었는데, 지난주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된다. 잘 싸매  저 아래에다 묻어 놓았던  마음이 틈을 보이자 훅 튀어나온다. 연달아 세 개를 쓴다. 업무 관련 보고서 말고 '글 '을 쓴 지가 너무 오래됐다. 운 좋게 한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견갑골 통증 때문에 업무 아니면 노트북도 안 켜는데, 틈만 나면 책상에 앉게 된다. 며칠 전에 다단계 업체 글을 쓸 때는 기억이 확 살아났을 때 기록해야지 하다 보니 새벽이었다. 내가 이렇게 집중력 있는 사람이었던가.


그런데 글 쓰는 것보다 글 올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SNS를 끊은 지가 오래라 사진 하나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없는 사진을 겨우 찾아 첨부했더니 화면 반이 사진이다. 줄여 본다고 찾아봐도 모르겠다. 일단 올리자. 쉬운 게 없다.  이렇게 힘들게 올리고 나니 이제 누가 좀 봐줬으면 좋겠다 싶다.  실 같은 인간관계. 카카오톡 친구 19명. 가족 포함이다. 브런치 작가가 됐다고 설레서 자랑을 한다. 와서 보라고 강요한다. 유투버들이 왜 조회수에 민감한지 알겠다.  카카오톡 알림도 꺼놓으면서 브런치 알림은 켜놓고 누가 라이킷을 눌렀다고 알림이 뜨면 그렇게 신이 나서 또 들어가 본다. 간 김에 글을 읽다 또 작가의 이전 글을 찾아 읽고 하다 보니 시간은 훅 간다. 어제 돌린 빨래가 아직도 아직도 건조기 안에 있다. 이럴 수가.


옷은 구깃거리겠지만 내 기분이 좋다. 내 마음이 그렇게 좋다. 필요에 의해 숙지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더 알고 싶고 더 잘하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무언가를 파보는 게 얼마만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 했다. 나는 젊은이인 게다. 좋다. 야속하게 노안은 일찍 왔지만, 노안이 더 심해지기 전에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해보니, 노안이 심해져도 고개를  좀 더 뒤로 빼고 쓰면 되겠다. 역시, 못할 건 없다.


https://brunch.co.kr/@0707d9594a104b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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