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팔마스 근교여행]베네치아를 닮은 푸에르토데모간

대중교통으로 다녀오는 당일치기 여행

by 여행하는 삶

​라스팔마스의 도시적인 풍경도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현실을 잊게 만드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곳으로의 탈출이 필요하다. '그란 카나리아의 작은 베네치아'라 불리는 푸에르토 데 모간(Puerto de Mogán)은 그 완벽한 해답이다.


하얀 집들 사이로 흐드러진 꽃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달콤한 낮잠이 있는 남쪽 끝 항구 마을로 떠나보자.


​I. 설레는 출발: 바다를 끼고 달려 '종점'까지

​​지하 터미널 플랫폼에 정차 중인 모간행 91번 버스.

​모간 항구로 향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Global Bus 91번 (Directo)이다. 이 파란 버스는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우리를 섬의 서남쪽 끝으로 데려다준다(산타 카탈리나 출발기준 1시간 40분 소요)


​탑승 꿀팁 (중요!): 산 텔모 정류장도 경유하지만, 편하게 앉아가려면 시점인 '산타 카탈리나(Santa Catalina) 지하 정류장'에서 타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20번 또는 21번 플랫폼에서 탑승할 수 있다.


​좌석 꿀팁: 가는 내내 윤슬이 반짝이는 대서양을 보고 싶다면 운전석 뒤편인 '왼쪽' 좌석을 사수하자.


요금: 두 명 기준 편도 약 18.80유로 (현금 또는 컨택리스 카드). 기사님께 "푸에르토 데 모간"이라고 목적지를 말하고 카드(신용카드 가능)를 태그 하면 된다.


하차 주의: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아름다운 해변들이 창밖으로 계속 보여 헷갈릴 수 있다. 중간에 내리지 말고 반드시 종점인 '터미널(Estación de Guaguas de Mogán)'까지 가야 한다.


## 여행의 순서는 '끌림'에 맡기자~##

터미널에 도착했다면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배가 고프다면 맛있는 식사를 먼저 해도 좋고, 꽃이 만발한 거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면 산책을 먼저 시작해도 좋다.

정해진 코스 없이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여행자의 직관과 끌림에 온전히 맡겨보는 것이 모간을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II. 도착의 설렘: 투명한 항구와 하얀 마을

​터미널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맑은 항구가 나온다. 물고기 떼가 훤히 보이는 투명한 바다를 구경하며 걷다 보면, 알록달록한 MOGAN 조형물이 여행자를 반긴다.

하얀 마을을 배경으로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해 보자.


​III. 미각의 끌림: 예약 필수 맛집 'I Love Mogán'

​탱글탱글한 생면 식감이 일품이었던 오징어 먹물 파스타와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

​탱글탱글한 생면 식감이 일품이었던 오징어 먹물 파스타와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

​허기가 먼저 찾아왔다면, 항구 바로 앞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Restaurante I Love MOGAN'으로 향하자. 평소에는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인기가 많은 찐 맛집이다.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볼 수 있는 요트가 떠있는 잔잔한 바다는 그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맛있는 음식에 이 황홀한 풍경이 더해지니, 마치 풍경이 또 하나의 반찬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추천 메뉴 1: 오징어 먹물 파스타 (Squid Ink Spaghetti alla Chitarra)

​건면이 아닌 생면(Fresh Pasta)을 사용해 식감이 놀라울 정도로 탱탱하고 쫄깃하다. 짭조름한 먹물 소스와 새우의 풍미가 입안 가득 바다를 선물한다.


​추천 메뉴 2: 안심 스테이크 (Grilled Beef Tenderloin)

​해산물뿐만 아니라 고기 요리도 훌륭하다. 로즈메리 감자와 함께 나오는 안심 스테이크는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여기에 시원한 샹그리아 한 잔을 곁들이면, 모간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IV. 풍경의 끌림: 전망대와 꽃으로 뒤덮인 거리


미로 같은 하얀 골목 사이 'MIRADOR(전망대)' 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간 시내와 바다의 파노라마 뷰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올 것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간의 풍경


그리고 ​하얀 건물과 파란 하늘, 그리고 흐드러지게 핀 알록달록 부겐빌레아 꽃도 이곳의 상징이다.

​하얀 벽과 대비되는 강렬한 원색의 창틀, 머리 위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형형색색의 부겐빌레아 꽃들이 골목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발길 닿는 대로 이 꽃길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든다.


​V. 아쉬움을 달래는 젤라토와 해변에서의 낮잠


​꽃길 산책과 식사를 모두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디저트 타임이다.


해변가에 위치한 'Gelatomania'에서 이탈리아 수제 젤라토를 하나씩 사 들고, 야외 테이블이나 해변 벤치에 앉아서 달콤하고 시원한 젤라토를 한 입 베어물면 여행의 피로가 싹 씻겨 내려간다.


​고운 모래사장과 잔잔한 파도, 그리고 절벽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모간 해변의 오후.

​젤라토를 비운 뒤에는 바로 앞 모간 해변(Playa de Mogán)으로 내려가 보자.

이곳의 모래는 유난히 곱고 부드럽다. 잠시 모래사장에 앉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 집중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이 평화로움이 너무 좋아 근처 가게에서 급하게 타월을 하나 사 왔다. 모래 위에 타월을 깔고 누우니 따스한 햇살과 규칙적인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와, 나도 모르게 스르르 낮잠이 들고 말았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더 기억에 남는, 모간이 준 가장 나른하고 행복한 선물이었다.


​VI. 아쉬운 작별: 다시 라스팔마스로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라스팔마스로 돌아가는 버스는 처음 내렸던 터미널(Estación de Guaguas)에서 그대로 탑승하면 된다.

​배차 간격: 산타 카탈리나 공원행 91번 버스는 보통 매시간 15분경에 출발한다 (예: 16:15, 17:15).


주의사항: 평일과 주말(공휴일)의 배차 시간이 다를 수 있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거나, 구글 맵으로 실시간 정보를 체크하는 것이 안전하다.


​남쪽 마을 모간에서의 하루가 당신의 기억 속에 따뜻한 햇살처럼 오래도록 남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