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NALD Jun 14. 2017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뻥을 치라는 것인가?

이 책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피에르 바야르의 책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속편 겪이다. 실제로 책에서도 '논리적 속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앞의 책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이 언급되기도 한다. 원래 내 계획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먼저 읽은 후 이 책을 읽으려 했지만 마침 책을 빌린 때에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을 먼저 읽었다. 


책의 핵심은 여행하지 않고 그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위 '방콕 여행자'들이 어던 면에 있어서는 실제 여행자들보다 그 세계를 잘 알 수 있을 수 있다는, 그 여행지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가지기 더 용이하다는 이야기를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서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점이다. 굳이 그 곳을 여행하지 않더라도 그 곳에 대해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충분히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이 그렇고, 뉴욕타임즈의 기자 '제이슨 블레어'가 그렇다. 물론 읽으면서 이렇게 여행하지 않고 그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거짓말 아닐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지만, 작가가 주장하는 '전반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는 것에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오히려 어떻게 여행자의 이야기가 그 곳을 왜곡시키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가 이 섬에 직접 가서 오랫동안 머물렀다면 총체적 시각을 갖게 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며, 그렇게까지 예리한 인식을 얻지 되지는 못했을 게 분명하다. (68p)

섬 주민은 지각 대상에 너무 가까이 있어, 감상에 필요한 거리를 두고 섬에 대해 말하기가 불가능하니 말이다. (76p)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한 문장으로 잘 나와있다.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주변인에게서 얻는 다양한 정보와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조합하고 재정립하면 그 곳에 대해 객관적이게 되고 전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한 나라 혹은 한 도시를 여행하면 특정 부분만을 경험하고 그것이 마치 그 도시의 전체인냥 혼동하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 것을 보면 우린 여행을 하며 그 곳 의도치않게 왜곡시키고 있는 셈이다.



자신의 신체적 안전도 도모할 수 있고 사건에 너무 휘말리지 않음으로써 그것에 대한 총체적 시각을 견지하는 특권적 위치를 점할 수도 있는 그런 이중의 이점을 지닌 방법에 말이다. (117p ~ 118p)

방콕여행자의 두가지 이점을 소개해준다. 신체적 안전과 총체적 시각. 하지만 여행자로써의 실제적 경험과 그에 의한 배움, 감동 등은 잃게 되는 것이겠지.. 난 선택하라면 여행자로서의 경험을 택하고 싶다. 








이 책은 책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방콕여행자가 가질 수 있는 전반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여행 = 가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또 다른 시선을 던져주었다. 특히나 요즘 같이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서는 방콕여행자가 되는 길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였다. 하지만 여행이란 눈과 코와 귀, 손으로 직접 경험하고 느껴야지만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기도 했다.





길고 긴 서평보다 그 책에 담긴 몇 문장이 그 책을 더 사고 싶게 만들기 때문에

오늘도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저의 독서노트를 공유합니다. 

(라고 쓰지만 결국은 내 독서노트를 쓰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요일의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