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와 통합이 바탕이 된 공동체주의의 실천과 노력
과거의 중화사상이 현재의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구유럽이 그리스·로마 문명을 자신들의 뿌리로 인식하고 있는 사실과도 다르다. 중국 공산당은 1966년 5월부터 1976년 10월까지 마오쩌둥이 주도한 극좌 사회주의 운동을 일으켜 스스로 중국의 찬란한 문화를 철저하게 파괴하였다. 계급투쟁을 강조하는 대중 운동을 통해 공산당 내부의 반대파들을 제거하고 권력 재탈환을 위한 일종의 권력 투쟁이었다. 공식 명칭은 '프롤레타리아계급 문화대혁명'이다.
이제 와서 중국공산당은 영토 안에 존재하는 많은 민족의 역사 역시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한다. 이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고대 로마의 영역에 속했던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체를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였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란이 고대 페르시아를 끄집어내어 중동의 패권을 주장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한족이란 존재는 고대 로마인이나 고대 그리스인, 그리고 고대 페르시아인처럼 관념적인 존재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문화대혁명 이후 한족의 민족적 정체성은 오히려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한족의 개념은 기원전 2세기에 성립된 한나라 사람이 중국인의 모태가 된다. 영어인 ‘차이나’를 기준으로 하면 기원전 3세기 말 중국 최초 통일왕조인 진나라 사람을 이르는 말이 되기도 한다. 진나라는 전국시대(BC 475~221)의 7개 왕조를 차례로 무너트려 중국대륙을 통일하였다. 황하와 양쯔강이 만든 광활하고 비옥한 평야지대를 기반으로 하였고 한족은 기원전 3,000년경 황하 유역에서 그들의 조상이 기원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를 흔히 동이족이 라고 얘기한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큰 활을 쏘는 민족’을 의미한다. 또한 청동기문화를 최초로 사용한 민족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의 사전에서 이를 아직도 ‘오랑캐 이’라고 읽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이는 중화사상에 기반 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원전 2세기 한 무제 때의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동쪽방향에 사는 사람을 이(夷)라고 한다. 이는 저(柢)다” 여기서 이는 한나라 문화의 근본을 말하고 있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하길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가 구이(九夷)다. 그래서 배를 띄워 나아갔다.”고 우리 민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의 사람이다. 후한 때 허신(58~147년)이란 사람은 ‘설문해자’라는 최초의 사전을 편찬하였는데 당시 통용 되는 한자를 풀어놓은 책이다. 여기서 이(夷)를 해석하였는데 “이(夷)는 동쪽에 사는 사람들이다. 남만은 벌레를 따르고 북적은 개를 따르며 서융은 양을 따른다. 동이는 대의를 따르고 대인이다!”라고 기술했다.
한자는 세계유일의 표의문자이다. 그런데 이 한자가 우리의 문화라는 것과 우리가 만든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세상의 모든 문자는 음운을 기준으로 문자가 조합되어 있지만 한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모든 왕조는 한글자로 불렀다. 그리고 주변국의 이름은 두 글자 이상으로 불리워졌다. 이는 중국대륙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예가 되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이를 하나의 음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우리의 고대적 요소들이 지금의 말과 글에 정확하게 체계화되어 살아온 유일한 민족이란 것이다. 이는 고대부터 이러한 언어체계를 체계화시킨 정치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말에서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글자는 한 글자로 돼 있다. 눈. 코. 입. 귀. 손. 발 등에서부터 생명의 근원이 되는 몸. 피. 뼈. 살 등이 하나의 음운으로 이루어졌다. 자연을 지칭하는 별. 달. 해. 땅. 물 등도 한글자이다. 그리고 눈. 비 등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순서로 동물 역시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소. 말. 양. 닭 등 호랑이. 늑대. 승냥이 등과는 달리 하나의 음운을 갖고 있다. 돼지 역시 옛말은 ‘돗’이었고 제주사투리에 아직도 남아 있다.
진정으로 중요한 언어는 두 글자를 사용하였다. 하늘. 겨레. 아이. 사람 같은 것들이다. 동물의 새끼를 ‘아지’라고 하고 동물은 망아지. 송아지. 강아지. 라 이름하고 식물의 경우는 싸가지라 이름했다. 한국어는 종성이 최고로 발달한 언어이다. 수많은 종성의 의미는 철학과 삶의 의미를 담는다. 그리고 단어의 의미를 더하여 새로운 단어를 더하였다. 한국어의 완벽한 언어체계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온 고대 한민족의 빛나는 유산인 것이다.
한민족의 ‘한’은 우리고유의 말이다. 무한한 공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늘’은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늘’이란 의미를 만들고 이에 제사하는 선민의식이 ‘울’이란 ‘우리’의 개념을 만들어 살아온 것이다.
한민족의 의미를 현재의 우리에 한정되어 생각될 필요는 없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한나라의 뿌리가 한민족에 있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한자의 기원과 중국춘추전구시대에 화려하게 피었던 사상적 흐름조차 그 근원을 한민족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한민족은 다원주의 문화로 인식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민족이란 개념이 현재의 남·북한을 합한 단일민족의 동질감을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신라통일 이후 스스로 한반도에 갇혀 있었음에도 넓은 의미에서의 고유한 한민족의 정체성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왔다는 사실에 있다.
한자와 훈민정음의 창제원리가 동일하다는 사실과 한자가 우리의 언어습관에 가장 적합하게 구성되었다는 것은 한자문화는 한민족의 문화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청나라 말부터 자신의 소리를 표기하기 위해 병음화를 시도하였고 현재는 2,300자 정도의 간자체가 개발되어 사실상 한자를 버렸다고 할 수 있다.
한자가 갖는 표의문자로서의 의미는 통합의 정신을 의미한다. 언어는 지리와 시간에 의해 소통의 제한이 주어지는 것이었기에 고대 한민족에게 뜻글자가 출현했다는 의미는 소통의 방법을 고안한 것이었다. 황하문명에 영향을 미친 앞선 문명이 동북아에 존재했다는 학설이 나오고 있다. 청동기 후기 문명인 고인돌 문화가 세계의 3분의 2 이상이 만주에서 제주도까지 분포되어 있고 한반도 북부를 중심으로 대규모 피라미드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고조선의 존재가 신화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랄알타이어족은 단순한 언어적 동질성을 뛰어넘고 있다. 터키, 헝가리 부터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을 거쳐 몽골, 만주족, 한반도에 이르는 이 모든 국가들은 사실상 유목민족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언어뿐만 아니라 유사한 신화와 마을 공동체의 유지방식, 가족과의 유대관계, 유목민이 갖는 전통적인 자유의지 등 이들에게서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끄집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대 한민족의 존재는 이들에게도 마치 고향 같은 향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소련연방에서 독립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도 우연은 아니다.
우리는 오랑캐가 아니다. 그리고 유목민족의 문화를 오랑캐의 하찮은 문화로 치부되는 중화사상과 식민사관은 더 이상 우리의 역사의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환빠로 명명되는 국뽕에 취해있을 이유도 없다. 현실적으로 강대한 중국과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경제벨트로 하나의 광대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EU의 실험은 성공할 것이다. 이로부터 독립한 영국은 과거의 영연방을 토대로 바다를 기반으로 한 경제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아세안 연합, 북중미, 남미연합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다.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단일 시장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 정치적 분리는 여러 나라로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 만주와 몽골을 관통하여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민주주의 국가연합을 구상하고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이를 추진해야하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과의 경제협력과 다양한 국제협력이 진행되고 우호관계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는 외교 전략상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보다 적극적인 플랜을 가동시켜나가야 한다. 또한 군사전략적으로도 필요한 것이고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국가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는 중국과 인도를 통해 내수시장의 막대한 힘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의 한정된 내수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방법은 국가연합을 통한 EU와 동일한 내수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제국주의 시절 부유한 국가가 가난한 나라를 침탈하고 자본의 의해 국익을 침탈하는 방식에서 탈피되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의 일대일로의 폐해를 거울삼아 공존의 방법을 찾아 상호 발전하는 최선의 선택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과거의 미국이나 일본의 자본이 보여 온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모습도 정부가 제한을 가해야 할 것이다.
고대 한민족의 부활을 꿈꾸는 것만은 아니다. 이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고 실용적인 측면의 접근이 요구된다. 청년일자리의 기준을 해외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장래에 불어 닥칠 우리의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해외 자본 투자의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중앙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우리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개발자본이 부족한 중앙아시아는 사업적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경제적 선택의 차원에서도 탁월한 사업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