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흐릿, 안 보인다 책이. 안경을 꺼내 쓰니 참 깨끗하게 잘 보인다, 글씨가.
요즘 책을 읽거나 휴대폰으로 뭘 볼 때면 안경을 씁니다, 돋보기를요. 그러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흐릿했던 것이 또렸해져서 두통이 사라집니다. 신기합니다.
처음 안경을 썼을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입니다.
대부분이 그랬듯이 칠판 글씨가 보이지 않아서요.
대학에 들어가서는 다회용 렌즈, 일회용 렌즈를 쓰기도 했습니다. 안경이 불편하니까요.
안경을 벗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둘째 아이 손 때문입니다.
둘째가 아기였을 때 아기띠를 앞으로 하여 안으면 안경을 잡아 당겼습니다. 아기이다 보니 안경을 곱게 다루지 않고 마구잡이로 잡아 당깁니다. 큰 아이는 그러지 않았는데 둘째는 유독 심했습니다. 3개의 안경이 구겨지고, 세 번째 안경이 구겨진 날이었습니다.
둘째 태어나고 두 개를 구겨서 해 먹고 세 번째는 잘 지키고 싶었는데, 두 개 다 의미없이 망가지고, 세 번째는 안경테가 부드러운 것을 했지만 그래도 안경테는 안경테라 망가졌습니다.
도저히 참를 수 없다. 그래서 라식 수술을 했습니다. 호기심이 않아 자꾸 눈 잎의 것을 잡아당기는 아이를 나무랄 것이 아니라 아기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을 없애 버린 거죠.
그렇게, 편하게 잘 지냈는데. 잘 안 보여서 이번네는 돋보기를 씁니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책과 강연 #백일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