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9) 힐링정원카페 화분 만들기

by 햇살처럼

힐링 정원 카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초록 식물들로 가득합니다. 여기도 초록, 저기도 초록, 창밖도 초록, 눈이 시원합니다. 마음도 초록 물이 드니 시원해지고요.


친정 엄마와 처음으로 함께한 화분 만들기 수업. 겨울이라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엄마를 위해 신청한 수업입니다.


친정 엄마를 문화센터 수업 같은데 모시고 가면 은근히 잘하는 걸 알았습니다. 생각보다 가위질도 잘하고, 글씨도 잘 쓰고, 시 낭독도 잘하더라고요.


화분을 가꾸는 건 엄마가 잘합니다. 엄마 손에 들어간 식물은 참 잘 자랍니다. 그만큼 정성을 쏟는 것이지요.


저는 그것들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물이 많이 주거나 적게 주어서 잘 죽입니다. 엄마와는 반대지요


오늘 힐링 정원 카페에서 만든 미니 화분은 설명을 들을 때 두 아이와 친구가 전화를 해대서 문자로 답을 해 주느라 제대로 못 들었습니다.


친정엄마는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는데 큰 돌 작은 돌, 바나나크레톤과 아이비 식물, 잔디, 흰 돌까지 어떻게 할지를 압니다. 저는 건성건성이라 제 마음대로 대충대충 하고요.


80대 초반의 엄마가 50대 초반의 딸까지 챙겨서 화분을 만듭니다. 50대 초반의 딸은 이후 일정 때문에 마음이 바빠서 건성건성 후딱후딱 하는데, 80대 초반 엄마는 차분하게 하나하나 챙겨서 합니다. 화분을 마무리하고 뒷정리까지 말이지요. 50대 초반 딸은 마음이 급해서 뒷정리할 시간이 없습니다.


화분 흙을 만진 터라 80대 초반 엄마는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는 게 우선입니다. 50대 초반 딸은 손 씻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도 엄마를 맞추어 줘야 하니까, 한 템포 쉬면서 화장실에 갑니다. 80대 초반 엄마가 그럽니다. 화분 흙은 거름이니까, 쉽게 말하면 똥 덩어리니까 손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 잘 씻어야 한다고 말이지요.


힐링 정원 카페에서 화분 만들고 나서 차도 한 잔 하면 좋으련만, 시간에 쫓긴 딸 때문에 여유를 부리지 못했습니다.


80대 초반 엄마는 어깨가 아프면서도 화분 만들기가 재미있습니다. 바나나 크레톤과 아이비가 키우기 힘든 것도 압니다. 엄마가 잘 키워 놓았는데 병원 다녀온 사이에 제가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 다 죽은 것도 이야기합니다. 언제 키웠었나 봅니다.


식물을 키우려면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저는 진득하지 못하여 정성을 들이지 못합니다. 엄마는 해 보지 않았어도 찬찬히 잘하는 것이지요.


80대 초반 엄마가 노인대학을 다니면 재밌게 잘할 텐데요.


엄마와 같은 수업을 같이 들으며, 딸은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 뭔가 수업을 들어야겠다고요.


같이 할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일이란 걸 알거든요.


다음에는 어떤 수업을 들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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