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2) 쌀 튀밥

by 햇살처럼

할머니에게 다녀온 대학교 2학년 되는 아이가 쌀튀밥으로 만든 강정이 담긴 통을 내려놓는데, 모자 뒤로 불룩하다. 쌀 튀밥 한 봉지를 손이 아닌 모자에 들고 온 거다.


아이는 할머니 옆에서 할머니가 만드는 것을 지켜봤단다. 아이에게는 잔심부름을 시키면서 나중에 사 먹지 말고 직접 만들어 먹으라 했단다.


아이는 나와 다르게 손재주가 있어서 뭘 보면 그대로 할 줄 안다. 내가 움직이는 손과는 다르게.


할머니는 몸도 안 좋은데 쉬시지 왜 이런 걸 했냐고 하니까 아이는 그냥 웃고 만다.


쌀 튀밥이 든 봉지는 모자에서 써내다가 구멍을 내는 바람에 바닥으로 조금씩 쏟아졌다.


쌀 튀밥을 지퍼팩 두 봉지에 담고 남는 건 냉면 대접처럼 큰 그릇에 담았다. 숟가락을 들고 퍼 먹기. 쌀 튀밥은 다이어트 간식으로는 최고다. 먹어도 부담도 없고. 요즘 뻥튀기 해 주는 곳이 없을 텐데 어디서 해 왔는지, 고맙게도 저녁 간식으로 내가 잘 먹었다.


쌀 튀밥. 요걸 작은 지퍼팩에 나누어 담아 아이들 간식으로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게 친정엄마가 있어서, 맛볼 수 있는데. 친정엄마를 슬슬 따라다녀 뭔가 배워야 하려나보다.


추억의 쌀 튀밥. 나중에 나도 손녀 혹은 손주를 옆게 끼고 강정을 만들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걸 만들 줄 아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 거다.


아이는 조용히 강정 만드는 법을 배우고 와서는, 고단했는지 일찍 잔다.


나도, 고단해지고 싶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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