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우울증 2

당최 언제 낫는 건지 알 수가 없네

by 보니키임

근래 장, 단기로 카이로에 가는 한국인 댄서 동료/선후배들을 보며 옛날 생각에도 잠기고 마음이 이래저래 많이 싱숭생숭했었다.


Been there done that 나 다 가봤고 해 봤는데.

그래서 뭐가 부럽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 대답은 너무 당연히도, 내가 하고자 하는 몫까지는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원한다면 돌아갈 수도 있지만, 나는 서울이 너무 좋은걸? I love Seoul! )

나일강변, 카이로 자말렉에서

갑자기 되돌아보는 2015년쯤의 카이로의 딸











카이로의 가장 정신없는 곳, 시장 / Khan el Khalili



가을타나 봐에 이어 이제 겨울타나 보다.


지난 이틀 사이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어제 숏패딩에 이어 오늘은 롱패딩도 꺼내 입었다.

수업을 하러 연습실에 가면 히터를 튼다.


어젯밤에 잠이 오지 않았어도 스크린타임 없이 휴식하기로 결정했다.

시계도 뒤집어 놓고 한참을 누워있다 잠들었는데, 적어도 두 시간 정도는 눈 감고 있었던 것 같다.

열 시가 조금 넘어 시계도 뒤집어두었지만 수면 측정 시작이 열두 시가 넘은걸 보니 말이다.


8시가 조금 안되어 일어나서 나랑 어제 한 약속대로 일어나가 뛰었다. 겨우 3km이지만.

뛰고 돌아와서 앉아 바로 명상을 했다.


정신건강에 좋다는 건 다 하는데 대체 이 계절성 우울증을 빙자한 마음의 병은 언제 낫는 건지.

인내심이 떨어지는 요즘이다.


명상을 마치고 샤워하고 집 정리하고 머리하고 옷도 입고, 앉아 차를 마셨다.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사이에 많은 것들이 일어날 수 있다. 이게 아마도 아침의 힘. 저녁에도 집중하면 그럴 수 있겠지만, 시작하는 시간이 가진 힘이 있다. )


나갈 준비를 마치고 화요일 오전의 루틴인, 상담에 가서 오늘도 신나게 울었다.

내가 선생님이면 매일 비슷한 레퍼토리에 별 것도 아닌 걸로 우는 나를 보면 답답할 것 같은데도 늘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생각을 건네주신다.


가장 두서없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 두서없음이 본래 나 다움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울고 나오니 더 추웠다. 계획대로 김밥을 사고 계획에 없는 토피넛 라테를 마셨다. 크리스마스가 오긴 오나 보다.


선생님도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요즘 종종 물어보시고, 보다 진지한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를 원하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나에게는 누군가가 꼭 필요한 걸까? 혼자로 온전할 수는 없는 걸까? (절대 부정적인 의미에서 건네신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온전치 않은데, 누굴 어떻게 만나겠어.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100%이면 채워질 공간이 없어 누구와도 합일할 수 없으니, 비어져 있는 것이 또 그 빈 공간에 흐름대로 바람이 불면 좌측 우측으로 또 앞 뒤로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위로한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사실로서 혼자라는 것에 외로움이 느껴진다. 이게 근본적인 원인일까?

결국 다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빠르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그렇지 않은 내 속도에 조급함도 든다.



PS. 외로움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하려 네이버에 검색하니 보다 사회의 구조를 조금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Sorry baby but everything costs. 역시 인생은 알고리즘/돈


#결혼정보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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