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반가워, 나를 소개할게!

나 그리고 내 직업을, 진지하게 소개해.

by 보니키임

나는 한국에서는 벨리댄스로 잘 알려진, '오리엔탈 댄스' 이집션 스타일의 오리엔탈 댄스를 추구하는 댄서이다. (이하 명칭은 필요에 따라 혼용하도록 하겠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거나 헷갈려하시지만, 현대에 우리가 만나는 오리엔탈 댄스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이집트이다. 나는 2011년 처음 이집트에 혼자 발을 들였고(계획은 이게 아니었으나), 2015년부터 이집트에서 활동한, 당시에 유일무이했던 동양인으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카이로엔 올해 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한국인 댄서들의 직업적 도전도 시작되고 있다.)


아랍어에서 رقصRaqs는 춤을 شرقي Sharqi는 동방을 뜻하므로 이를 직역하면 오리엔탈댄스가 된다.


오리엔탈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 오해 및 논쟁들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이야기하도록 하자. [본토의 언어 즉, 아랍어로는 Raqs Sharqi/ 라이스 샤르이 <표준아랍어로는 라카스 샤르키가 되겠다. (이집트 아랍어는 Q에 가까운 알파벳 ق Qaf/커프는 주로 A로 발음하거나 묵음 처리하므로 Raas Shar_i 가 되겠다. / (*알파벳은 아랍어로는 حرف 호르프 라고 한다.)>]


굳이 이 글에서도 여러분이 보다 친숙한 벨리댄스라는 이름 보다 오리엔탈 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또 내가 만드는 일들에도 오리엔탈댄스라는 용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이유는, 벨리댄스라는 이름 하에 잘못 전달되거나 조금은 불편하게 자리 잡은 문화들로 인하여 벨리댄스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거나 오리엔탈댄스와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들이 훨씬 더 많아지는 것이 요즘의 국제적 추세이다. 무엇보다 이 춤은 벨리/즉 복부가 대표적이나 전부인 춤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지양하고자 하는 것이며 나아가 본래의 뜻을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 오리엔탈댄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 대회경험을 거쳐 열여덟부터는 해외에 국제대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대회에서 받은 부상으로 다른 대회를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거나 하는 방식으로 여러 대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다 열아홉, 스물 무렵 카이로를 자주, 길게 오가기 시작했고 우연한 기회로 첫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샤름 엘 셰이크라는 아주 유명한 관광도시이고 호텔에서 벨리댄스 공연을 하는 일이었다. Rixos/릭소스 라고 하는 현재에도 무척 럭셔리한 호텔로 유명한 곳이다.


대회경험은 많았지만 상업, 엔터테이닝 공연이 처음이었던 나는 첫날 40분 세트를 준비해오라는 말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3분짜리 무대 하던 나한테 40분이라니.


샤름에서는 4개월 정도의 짧은 경험을 마치고 카이로로 떠났다. (나는 대도시를 좋아한다.)

그렇게 카이로에서 오디션을 보고 자리를 잡고 또 중간에 잠시 다시 이집트 홍해의 엘구나, 후르가다 쪽에 4개월 정도 전근(?)을 가기도 했다.


디테일한 이야기는 차차 해나 갈 테니, 다시 나를 더 소개하자면, 이집트에서 (아주 어린/ 연고 없는) 유일한 한국인 댄서로 삶을 살다 한국에 돌아와서 여전히 이집트의 춤을 추는 댄서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이집트에 살던 때에, 한국에 일 년에 한 번 방문할 때면 카이로의 밤 같은 공연을 만들고 싶어!라는 일념으로

[공연 <더 오리엔탈 쇼, 카이로 바이 나잇.>] 시리즈를 시작했고

이 공연은 어느덧 국립극장에서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기획 공연으로 성장했다.


코로나 이후에 한국, 서울에 완전히 돌아왔고, 2020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벌기 시작한 돈, 내가 가진 전재산을 투자해 댄스 스튜디오를 오픈했고, 2022년 8월 8일 폭우에 홍수로 그 스튜디오를 잃었고 빚을 얻었다.


슬퍼할 틈도 없이 현실은 지속되었고 여러분들과 다를 바 없이 기어이 살아냈다.

나는 춤을 추는 사람이다. 하지만 춤을 추는 게 춤을 추는 행위 나아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이를 수긍하기 위한 노력을 여전히 하고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또 다르지만 빗대어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웃음을 지어줄 글의 여정이 되길 바라며,


내가 경험한 것들을 표현하고자 하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여러분과 공감하고자 한다.


안녕! 나는 김연수, aka 보니킴이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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