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꿈의 무대, 국립극장

by 보니키임

나에게는 소중한 기획공연, [더 오리엔탈 쇼, 카이로 바이 나잇] 그야말로 카이로의 밤이라는 이름을 담은 공연이 있다.


더 오리엔탈 쇼,라는 말을 굳이 부제로 붙였던 이유는 오리엔탈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벨리댄스와 오리엔탈댄스는 하나, 같은 것을 지칭한다는 걸 의도적으로 삽입하고 싶었다.


이 공연은 내가 이집트에 살 때부터, 2017년 6월에 처음 시작한 공연이다.

애초에 카이로의 밤 같은 즉 관객과 출연진의 경계 없이 요즘 말하는 이머시브 한, 공연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처음 재즈클럽에서 시작한 공연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보다 편안하고 언제나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길 바랐고, 공연자와 관객 모두 그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목적이었다.




순서가 끝난 공연자는 공연을 보러 놀러 온 관람객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맥주나 주류도 함께 마실 수 있게 준비했다. 그래서 첫 1,2회는 미성년자 출입이 불가한 공연이었다.


3회 차에는 이라크 그리고 이집트의 민속무용가를 각국에서 섭외해 처음 극장무대에서 올렸고, 4회부터 올해 7회까지는 국립극장의 하늘극장에서 무대 하게 되었다.


3회 차부터 민속무용가를 모시면서, 이라크의 카왈리 지역의 춤 이집트 이스칸다라니/알렉산드리아 지역의 춤 또 이집트 사이디 지역의 춤 이 세 가지를 선보이며,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색깔의 민속무용도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


이는 오리엔탈댄스가 태어난 이집트 그리고 영향을 끼친 다양한 중동나라의 문화가 이 '오리엔탈'춤에 미치는 영향도 말이 아닌 춤의 형태로 보여주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첫 극장 기획 공연이었고, 이집트에서 공연일을 오래 했다지만 극장 경험이 거의 없었던 나로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1,2,3회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공연으로 진행했다.)


또 대관한 극장에서 사전에 전혀 협의되지 않았던 공연 당일의 학교 학생들의 극장 사용 등으로 트러블도 심했지. (3회를 올린 극장이 학교 소속이었기 때문인데, 학교 행사가 있는 날에 대관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한다. 또는 적어도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래도 당일 도움을 준 좋은 동료, 선후배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



4회 차부터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이렇게 큰 무대 기획은 처음이었던 나에게.

정말 많은 챌린지가 있었고, 사건사고도 엄청났던 무대였다.



당일 특히나 발권이 된 티켓 일부가 분실되는 사고가 있었고 이로 인해 관객분들께 끼친 피해도 있었다.

추후 사고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은 여전하고, 연락이 닿는 범위의 관객분들께는 개인적으로도 사과를 드렸지만, 애초에 사고가 없었더라면 하는 마음 그리고 개인정보 관련, 연락처를 알 수 없어 사과도 제대로 하지 못한 죄책감은 남아있다.


5회는 준비부터 정말 긴장을 많이 했고, 연습 내내도 가장 힘들었다.

스튜디오가 물에 잠겨 많은 걸 잃은 상태로 시작했고, 특히나 소품이 많던 회차라 추운 겨울에 우리 팀원들에게 무겁고 부피 큰 소품들을 짊어지게 한 것 같다는 생각에 괜히 미안함도 컸다. (하지만 이건 냉정히, 각자 소품은 각자가 알아서 잘 챙겨 다니는 게 맞다.)



@annijin design



6회 차는 팀원들이 대폭 축소된 3인체제의 군무를 이끄는 것이 또다시 엄청난 부담이었고, 3인이면 사실 군무라는 말보다는 그냥 트리오인데, 이 큰 무대를 어찌 채워야 하나 하는 생각에 동선도 이리 생각 저리 생각, 의상도 팔, 머리, 장식들도 어떻게든 더 채워내려고 정말 노력했다.



@annijin design


올해 다가오는 7회도 3인 체제의 군무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 역시 부담이나 작년에 한 번 해봤다고 그래도 마음은 한결 낫다.


국립극장은 공연예술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극장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올리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정말 단순하다.

매해 공지되는 정기, 수시대관 공지를 잘 파악하고 (웹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보셔라.)

정해져 있는 양식에 맞는 내용들을 작성하고, 우리 공연이 어떻게 국가 예술 문화 증진에 힘이 될 수 있고, 전에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는지 작성하면 심사위원분들의 심의를 거쳐 대관 결정통보가 난다.


멋 모르고 시작한 공연이 이렇게 규모가 조금씩 커지다 보니 부담이 아니라면 거짓말이다.

특히나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후로는, 혹여나 올해 대관이 잘 못되면 어쩌나, 내가 뭔갈 잘못하진 않았나, 등등 사람들은 그럼 뭐라고 생각할까, 내 한계가 여기인가? 혼자 전전긍긍하는 시간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공연이 빛을 바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이 문화예술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알려지기를 바라고,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공연을 마주하더라도, 우리의 무대로 '아, 이런 모습도 있네?'라고 마음에 변화가 찾아오기를.


누군가의 말로, 반쯤 벗고 있는 관능적인 혹은 통통한 여자들이 추는 춤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담은 소리, 동네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가 가사가 되어, 한 노래가 만들어졌을 때.

그 노래에, 그 사람들의 제스처와 움직임,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가 소통되는, 그야말로 서로로서 서로가 완성되는 공감의 이야기들을 나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또 움직임은 제약 없는 예술이라는 것을.


서로의 문화를 해하지 않은 채로, 그러려면 바른 앎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한국의 오리엔탈 댄스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더 많이, 더 좋은 모습으로 나누고 싶다.


그래서 말인데, 공연 보러 오세요 :) 2025년 4월 13일 일요일 저녁 6시, 국립극장 하늘극장

* 포스터 첫 공개!

ps. 고마워요 아니진디자인


@annijin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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