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첫 팝업 전시 방문기
요즘 지나치게 소셜미디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자연스럽게 감정소모가 많이 됨을 느껴 그럴 시간에 글이나 읽자! 하고 브런치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로그인하자마자 브런치 팝업 전시를 한다는 걸 알게 되어 예약을 하고 오늘 수업을 끝내자마자 성수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여정,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전시장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먼저 예약을 했는지 확인해 주시고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도 참여를 할 것인지 물어보셨다.
프로그램은 작가 심사 없이 제공되는 워크북의 일부를 작성하면 인턴작가가, 정해진 기간 내에 브런치스토리에 3개의 글을 작성하면 작가등록이 되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미 작가 등록이 완료된 상태라 프로그램은 따로 진행하지 않고 내부를 살피고 워크북을 들여다보았다. 워크북의 6p, 소개가 끝난 거의 첫 장이다.
"작가로서 지금 내가 원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첫 질문부터 어렵다.
아래 객관식 답 중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건, "나만의 글 키워드 발견하기"가 되겠다.
이외에도 답하려면 꽤나 고민스러운 질문들이 이 워크북을 채우고 있다.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질문만큼 좋은 질문은 없다.
가끔 그 생각을 마주하기 싫어서 쳐다도 보지 않을 때가 있지만 말이다.
워크북을 넘겨 24p에 브런치북 키워드 작업이 있다. 실제로 바로 작업할 수 있는 작은 엽서 형태의 종이도 전시장에 함께 비치되어 있고, 다양한 색과 질감의 연필, 색연필, 형광펜, 펜, 지우개가 있어 자유롭게 구상하고 직접 만들 수 있었다.
이 종이 한 장이 언젠가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내 책의 표지가 된다고 생각하며 쓰고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니 정말이지 한 자 한 자 쓰기가 더더욱 고민됐다.
결국 쓴 메인 키워드는, Life of Kim 흘러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야. 그 위아래 줄 옆에 아랍어로 القهرة 카이로, 그리고 서울을 연필로 쓰고 지웠다. (흘러간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흐려지는 것도 킴의 인생에 녹아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또 지난 시간들의 추억이 담긴 단어들과 다양한 날씨를, 인생의 날씨를 나타내는 우산, 눈사람, 태양, 구름, 바람을 그려 넣었다.
아래는 내가 살던 곳이자 내가 여전히 짝사랑하는 카이로의 랜드마크, 피라미드도 그려 넣었다.
그 아래에는 내가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되고 싶은 것을 적었다.
(FYI. 나는 이집트의 춤을 추는 사람이라서, 5년여의 시간을 홀로 이집트에 살면서 배우고 일한 경험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다.)
전시장 가운데, 30일간의 글감 캘린더가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글감을 가져가세요."라고 안내되어 있고 여유 있게 남아있는 인쇄된 종이 중 단 두 장 남은 글감 테마는, 15일째의 "남몰래 간직해 온 꿈에 대해 써보세요."였다.
다들 남 모르는 꿈이 그렇게 많은 건가?
다 이루면 너무 좋겠지만, 각자의 이유로 때론 도전조차 어려운 우리들의 삶에.
글을 쓰거나 읽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큼은 놓치지 않고 해냈으면 좋겠다.
작은 전시장 안에 모인 남녀노소가 각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써내리는 모습은 귀감이었다.
스스로의 삶에 대한 태도, 집중해서 써내리는 글들, 고민하며 밖을 응시하는 순간, 각자에게 정말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있을까? '이 사람들 다 멋진 사람들이구나.' 싶었다
내 오랜 꿈은 스타댄서가 되는 것인데, 내가 꿈꾸는 무대에 모두 서보고 싶은 것이랄까.
요즘은 (아직) 이뤄지지 못한 꿈 그리고 과거의 노력에 대해서도 꽤 회의적인 감정도 많이 느꼈다.
각자의 속도와 시간대로 살아간다는데, 종종 찾아오는 억울함과 자책감은 아직 내 시간과 속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에 비롯된 것이리라.
억울함과 자책감을 뒤로하기엔 내 그릇이 아직은 너무 작아,
그 감정과 함께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하고 살아가겠다, 그러다 꿈이 안 이뤄지면 또 억울해할 테지만:)
그러나 이뤄진 수많은 지난 바람이 증명해 주듯이, 시간은 노력은 언제나 투자한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내 꿈이 이뤄지면 좋겠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