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코미디 투자

자율주행차 이야기 : 강화도 여행길(2021.10.9~10)

by 콜라나무

남편이 빨강 티셔츠를 입고는 "이거 105 사이즈라 너무 배 튀어나와 보이나?" 묻는다. 나는 "응" 간결하게 답하고는 다시 짐 싸는데 열중했다. 혹시,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려나 쳐다보니 웬걸 씩씩하게 바람막이 점퍼를 덧입고 나왔다. '도대체 왜 물어본 거야?'

배에 힘주고 있는 특이한 남편

아침부터 서둘렀는데도 휴게소 몇 군데 들르니 4시간 걸쳐 도착했다. 점심 예약 음식점은 호텔에서 30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맛집 인정! 인생 제육볶음을 만났다. 쌈채소와 강된장은 무한리필이 가능하고, 싱싱한 쌈에 강된장 듬뿍 두 숟가락 살포시 얹어 한 입에 앙!. 코스모스 위에 나비들이 알랑알랑 춤추는 맛이었다. 오찬을 마치고 나오니 바로 앞이 스페인 마을 입구였다. 산책도 할 겸 걸어갔는데, 온갖 예쁜 커피숍 앞으로 탁 트인 바다가 보였다. 수평선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며 바라봤다. 꼬리를 든 채 지나가는 저 생명체는 뭐지?

눈 앞으로 지나가는 이름 모를 생명체

전등사 새들은 어찌나 예쁜 목소리로 반겨주는지, 호박식혜 한입 가득 빨아들여 빵빵한 볼을 들어 올리니 귀여운 소리가 머리에서 심장까지 다가왔다.

전등사

다음날, 숙소 나오는 길에서 시작한 비가 그칠 줄 모른다. 전방은 뿌옇고 남편은 졸리다고 말하며, 나는 긴장감으로 어깨가 뻐근했다. "야 이 사람아 정신 차렷. 지금 죽기 싫어. 다음 휴게소까지 버텨 " 다급하게 외쳤다. "나랑 같이 죽고 싶지 않다는 거야?" 옆에서 또 묻는다. "응" 역시 짧은 대답으로 마무리.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서 길 막히는 곳을 피해 자꾸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바람에, 한 시간 이상 가야 휴게소가 있었다. 그때까지는 남편을 꼬집어서라도 잠을 쫓아야 한다. 간이 콩알만 해진 상태로 휴게소에 도착 후에야 남편을 조수석에 태울 수 있었다. 운전을 시작하고 자동차와 사랑에 빠졌다.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차는 스스로 움직였다. 신통하다. 시속 100km 맞추고 운전석에 앉아 이것저것 의심하면서 어떻게 질주하는지 지켜봤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자 따라서 감속운전 모드로, 치고 나가면 다시 속도를 낸다. 포도를 먹으며 지나가는 풍경을 한 참 바라보니, 띠링띠링 핸들을 잡으라고 신호를 보낸다. 감시카메라가 나타나도 제 속도를 유지해가니 걱정 없다. '아니! 운전이 이렇게 쉬울 수가. 앞으로 6단계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졸릴 경우 누워서 자고 가도 되겠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좋고. 졸음쉼터도 없어지고. 전기 충전이나 주유도 스스로 하고' 속말을 멈출 수 없었다. 다만, 이 모든 정보를 자동차 회사가 쥐고 있다고 상상하니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남편은 자동차 주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타던 차가 내구성도 좋고 잔고장 없이 편안하다면서 지금도 우수하다고 자랑을 한다. 나도 이 번 여행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남편처럼 직접 오랫동안 체험하고 우수한 제품이라 생각하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방법도 바람직해 보였다. 이 회사의 주식은 꾸준하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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