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용기

2012년 11월 19일 토요일 날씨 맑음

by 콜라나무

나는 인출기 앞에만 가면 자신감과 용기를 잃고 만다. 내가 걸어온 70여 년의 무학이 용기와 자신감을 다 빼앗아 가 버린 것 같다. 이제라도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내 손으로 돈을 찾고 힘들어하는 우리 딸을 도와주어야겠다. by Ysj


이 때는 친정집이 멀었다. 아버지는 퇴직과 함께 시각 장애 판정 후 은행일은 물론 좋아하시던 등산도 못하셨다. 어머니는 6.25를 겪으셨는데, 난리통에 국민학교에 입학을 못하셨다. 성인문해학교에 입학하시면서 글도 배우시고, 사칙연산도 배우셨는데 현금을 인출기에서 찾는 방법을 어려워하셨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생활비를 찾아서 드리곤 했는데 점점 바빠져, 어머니께서 직접 찾으시도록 가르쳐드렸었다. 4년 걸렸다. 어머니는 건성으로 들으셨고, 한 달에 한번 딸을 보는 일이 더 좋은데 열심히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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