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바람난 투자

호떡집에는 해자가 있다.

by 콜라나무

12월 여행지는 해운대였다. 18일(토)부터 19일(일) 간 머물렀다. 출발하는 날, 영하로 내려간다는 소식에 4겹 레이어드룩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금강 휴게소는 갈 때마다 좋다.

금강 휴게소에서 바라본 거대한 전신 거울

청도 휴게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반시를 사야 한다. 청도에서 프로방스 행사와 소싸움 경기를 매년 여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멈춤이다. 청도 반시, 너무너무 달고 맛있다.

청도 반시는 휴게소의 지역 특산 식품관이 최고다.

기장에 들러 멸치쌈밥을 먹고 나와 보니, 가면 갈수록 달라진 모습이다. 아난티가 들어서고 주변으로 대형 쇼핑몰이 여기저기 우뚝 서 있었다. 아난티는 북한에도 호텔이 있어 세계 3대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투자 중인 기업이다. 이 사람은 미래에 우리나라가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다. 또 통일을 기대하고 있어 이 기업을 일찍이 점찍어 두었다.

해운대 겨울 바다

해운대에 도착 후 숙소에서 나와 저녁 식사로 회를 먹었다. 밥을 일찍 먹었는지, 출출하여 전통시장으로 향했다. 4겹 레이어드룩은 2겹으로 변경해야 했다. 여긴 영하 9도가 아니었다. 올여름에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돌아다녀 썰렁했었는데, 어쩐 일인지 수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꽉 찼다.


호떡이 먹고 싶어 입구부터 두리번두리번 훑으며 걸어갔다. 호떡집은 보이지 않았다. 맨 끝집까지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구경하며 걸었다. 눈이 골프공만큼 커졌다. 사람들이 여기에 다 와 있었다. 놀란 눈 가다듬고 끝줄에 서서 상황을 살폈다.

내가 몇 번째인지 순번부터 헤아리니, 내 앞으로 20여 명 서 있다. 그럼 내 뒤는? 앞 상황과 비슷했다. 좁은 골목에 대략 50여 명 서 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나 버스 정류장까지 내려갔다. 줄 모양은 -자형에서 ㄱ자형으로 바뀌었다.

앞사람들의 행동이 뭔가 이상하여 주의 깊게 관찰하니, 바구니 안에 현금을 넣고, 겉 비닐과 종이봉투를 열어 준비하고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가 호떡을 만드느라 손이 바빠 거스름돈을 줄 수 없고, 신용카드 결제도 시간이 없어 못하니 고객들이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었다. 5명씩 선주문을 받아, 기억하며 종류별로 만드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 같으면 엄청 헷갈렸을 것이다.

내 뒤 사람은 16개를 주문했으나 거절당했다. 오늘처럼 줄이 너무 길 경우 1인당 6개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나는 호떡이 뭐라고 이렇게 손님 대접 못 받고 셀프서비스를 할까? 40분 이상 기다리면서 되돌아갈 생각은 왜 없었겠냐만은 꼭, 반드시, 기필코, 절대로 먹고 싶었기에 꾸욱 참고 견뎠다.

겨우 2개 사려고 한 시간을 기다리다.

투자학에 의하면 명품기업에는 해자가 있다고 한다. 책으로 공부할 때는 무슨 의미인지 와닿지 않았으나 호떡을 사 먹으며 마침내 깨달았다.


•호떡을 먹으려 한 시간을 서서 기다리는 집: 독점기업

•호떡 가격을 인상해도 기꺼이 소비 의사 있음: 가격 결정력 높은 기업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셀프서비스를 선택함: 충성고객이 많은 기업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돈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호떡집에 불난다는 말처럼, 명품기업을 지금부터라도 잘 찾아보자. 부자가 되는 길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편의 코미디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