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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나무 Nov 27. 2022

여수 예술 랜드 여행

2022.11.26.(토)

정신적으로 고통이 심해 9월에 예약했던 여수 여행도 가기 싫었으나, 위약금이 아까워 떠났다.


여산 휴게소에 도착해 라면을 먹으면서 점차 얼었던 마음이 풀리기 시작해 표정이 편안해진다


숙소는 바다와 접하고 있어 여행객들은 모든 방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조각공원으로 가는 입구 한쪽 벽면에 영상이 나오며, 반대쪽 벽면은 거울이어서 양쪽으로 신비한 느낌을 받는다.


점심 식사는 내가 좋아하는 육전 김밥에 얼큰 칼국수를 함께 먹었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지난번 방문 때는 바다 김밥집에서 먹었은데, 이번에는 국동 김밥집이다. 나는 꼭 여행을 가면 김밥을 찾는다.

경주 교동 김밥도 맛있는데, 여수는 김밥 맛집이 많다.


저녁은 굴구이로.  회나 돌게장은 갈 때마다 먹기에 별 감흥이 없어 이번에는 굴구이를 먹기로 하였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만, 굴이 폭발하므로 앞으로는 고글이라도 쓰고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 눈에 파편이 들어가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는 굴죽인데, 배불러 조금만 먹으려 했지만 결국 한 그릇을 다 먹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말했다. 죽을 혼자 다 먹었냐고.

눈을 씻고 와보니, 덩그러니 빈 그릇만 남았다고.


집으로 오면서 생각했다.


그래, 인생 뭐 있나,  돈 돈 하지도 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지나치게 기뻐하지도 말고 미소 정도만 짓고 사는 거지.


빠르게 달린다고 일찍 가지도 못하는 것이 인생이니까.

빨간 신호등을 만나면 뒤쳐져 달려오는 차와 함께 기다려야 하는 것을.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간도 짧은 일박이일 여행으로 잊히는 것을.


미소 정도만 짓고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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