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바람난 투자
돈 낭비가 정말 나쁜 걸까?
우연히 책을 읽어주는 영상을 접했다.
요즘은 라디오 소리나 TV 소리, 유튜브 영상 소리 등 뭔가 중얼중얼거려 줘야 잠이 잘 오는데, 또박또박 읽어 내려가는 사이 정신이 또렷해지더니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했다.
돈 걱정 없는 사람들의 비밀이라면서 한번 낭비를 해보란다.
이 무슨 희귀한 말인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책을 사서 봤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에 돈을 써보라며, 없어지면 속이 좀 쓰린 금액이라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어느 한 청년은 실제로 낭비를 하니 엄청 짜릿한 경험이었고 반드시 가치가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이후 회사매출은 계속 늘어나 결국 그 청년에게 돈이 흘러갔다는 말이었다.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는 생계를 위하여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것으로 바꿔서 생각을 하라고 제안했다.
생각해 보니 돈낭비를 죄악시하고 생계형 밥벌이를 하는 나.
책에 비추어 보면 돈이 나를 싫어할 만도 하다.
대부분 싼 것만 사고 할인하는 상품 진열대에서 기웃거리고 그만두고 싶다고 툴툴거리고, 당장 그만두면 월급이 끓긴다고 두려움에 벌벌 떨어 돈을 마음껏 쓰지 못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나.
돈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사람을 따라다니고 친구까지 불러들이기 때문에 부자가 된다는 논리다.
나는 부자가 아니어서 이 말이 참말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부정맨보다야 긍정맨이 더 호감 가는 것은 사실이므로 한 번 변신해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첫 낭비 계획으로 올해 여행비를 아끼지 말고 마음껏 써보자고 남편에게 제의했다.
이코노미로 10시간, 20시간 이상을 다니려니 너무 고생스러웠다. 좁디좁은 좌석에서 비즈니스를 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상상해보곤 했다.
돈을 아껴야 하는다는 압박감, 생계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탈피해보고자 한다.
생애 첫 낭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