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재
서천의 낭월 낚아 도망쳤습니다
저는 참 나쁜 도둑입니다
화월이 곤두박질치던 여름밤
당신이 불러준 한 소절 순애는
설하의 여름처럼 믿을 수 없는 밤을 건네줬습니다
서천의 호야를 눈에 담아 도망쳤습니다 저는 참 바보 같은 사람입니다
공허 그리고 무월의 창공과 함께 야들이 내려앉은 사월에서야 알았습니다
당신의 설움과 비루
우리 서로의 궤도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그리워 계절을 훔쳤습니다
저는 참 당신을 혹애하나봅니다
사계의 잔월마저 남지 않게
우리가 보낸 추억이라는 것을 꾸겨 담아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당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봄에 핀 청록 순애는
여름 화사의 열애로 맺었고
가을 단풍과 푸석해진 익애는
무르익어 썩어버린 혹애로 남아버렸다
서천의 규서가 되어 사라진 당신은 지금 모르겠지
내가 당신의 미소를 훔쳐 범람한 이곳 무제 속에서 홀로 방황하고 있단 걸 당신은 알고 있을까
나는 참 나쁜 사랑입니다
나는 참 바보 같은 사랑입니다
그 모든 게 당신을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그리워 계절을 훔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