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잔향가』

<우리의 푸른 여름은 마침내 멸망했다>

by 동재

화월의 찬란했던 여름밤

하야의 호야들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숨 넘어가듯 마지막 날개짓을 했다


다만 우리, 그 이후의 세상을 단 한 번쯤이나 고민을 했나

멈춰진 여름 고요하고도 공허했던 그 여름의 끝


사랑의 잔해들 수많은 꿈들과 청춘으로 가득했던

그 여름의 끝이 멸망이라니 너무도 허무하지 않은가


여름 향기의 비명 소리는

청춘을 향한 애원였나


그 향기가 힘없이

코끝에 닿고 사라지던 그 순간


멸망해버린 내 푸른 여름이 불쌍했다

이제 내게 남은 여름은 퍽 푸르지 않았고


내게 남은 여름은 그저 무더위한, 무지한 계절이 되었다


그래 푸른 여름은 멸망했어


우리의 푸른 여름이 이 세상에서 끝내 사라졌어


청춘과 교환했던 수많은 꿈들의 조각들이

드넓은 초원에 씨앗이 되었고

끝내 피어나지 못한 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여름이 잔뜩 흘리고 간 꽃송이들은

끝내 붉게 물들어 홍련화가 되었네


꿈과 사랑 그 아득함의 사체로 남았네


사라질 것들에게 애도하며

푸르던 지난 시절 초원의 바닥을 만지며

마침내 멸망한 그 여름을 향해 애도했다


우리들의 푸른 여름은 마침내 멸망했다

절명의 환호 속에 여름들아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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