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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설정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절대평가가 올바르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목표설정부터 잘해야 한다.

by Eunjin

캘리브레이션이란?

사전적인 의미의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은 눈금, 정밀한 조정을 의미한다. 이를 성과평가 단계에 적용하여 성과평가 캘리브레이션이라 부른다. 성과평가 캘리브레이션은 평가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향상하기 위한 절차로 다양한 평가자들과 HR이 모여 점수를 조정하거나 합의하며 개인의 주관적이거나 편향적인 평가를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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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설정 VS 성과평가

연말연시 인사팀은 한 해의 성과를 정리하고 정기인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부서장들 역시 캘린더 가득히 쌓인 평가면담 일정으로 눈 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일까? 상대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목표설정에 대한 중요도는 성과평가에 다소 밀리는 듯하다. 본 글에서는 성과평가보다 목표설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목표설정을 잘한다는 것은?

목표설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부서장이라면 ①명확하고 측정 가능하며 조직 전략과 일치하는 목표 설정 ②도전적이면서도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 ③SMART(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와 같은 이론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모두 중요한 이야기지만 현장에서 가장 간과되는 것은 '부서원별 역량 수준을 고려한 차등적인 목표설계'다. 지난해 평가업무를 처음 맡으며 가장 공포스러웠던(?) 목표설정은 부서원 모두의 KPI와 핵심과제(KPI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과제)가 동일한 것이었다. 3년 차부터 10년 차까지 다양한 연차의 조직원으로 구성된 팀에서 같은 목표 수준을 제시한다? 이보다 비효율적이고 생산성 떨어지는 일은 없다. 평가 과정이 아무리 공정하더라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성과평가의 결과가 좋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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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적인 목표설정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직급도 단순하고 호칭도 통일화되어 있는 조직이라 적용하기 쉽지 않아요.


실제로 한 부서장님께 들었던 이야기다. 부서원이 "저 사람이나 나나 같은 프로(호칭)인데, 왜 내가 더 어려운 일을 수행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부서원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미니 CEO역할을 하는 부서장의 시선은 달라야 한다. 나의 조직을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한다면 언제나 '인풋 대비 아웃풋'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의 역량과 경험연수가 다르고, 회사에서는 그만큼 차등적인 보상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서원 개별 연봉을 모르더라도 연차별로 다른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했을 때 더 많은 인풋만큼 많은 아웃풋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기준(영점) 세팅하기

과거에는 직무명세서 또는 직무기술서와 같은 직무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설정 기준을 세웠다. 사원부터 대리, 과장, 차/부장까지 탄탄히 설계된 자료를 바탕으로 목표를 세우고 평가를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직급이 단순화되거나 심지어 무직급이 추세인 요즘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럴 때 활용해 볼 수 있는 것이 목표설정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다. 캘리브레이션에 앞서 부서장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우리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 나열해 보기

업무의 중요도/난이도를 구분하고 지금 누가 수행하고 있는지 정리해 보기

지금까지 해오지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새롭게 해야 할 과제 만들기


부서 내에서 위 절차를 통해 연차별로 수행업무와 목표 수준을 차등하는 것을 시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중요하고 난이도 높은 업무가 연차별로 잘 배정되어 있는지 일차적으로 스크리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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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설정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부서 내에서 상대적인 목표설정을 마쳤다면, 그다음은 그룹을 넓혀보는 것이다. 성과평가 캘리브레이션에서도 동일한 절차가 진행된다. 개인의 합의가 100% 공정할 수 없기에 합의에 참여하는 사람을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상대그룹은 차상위 부서가 될 수 있고,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타 부서가 될 수도 있다.


저연차로 구성된 영업2팀의 목표 수준을 봤을 때 영업1팀의 역할단계별 목표 수준이 다소 낮아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순 수치로는 적을 수 있으나, 연평균 성장률과 시장침체를 고려하여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팀원들과 다시 한번 면담해보겠습니다.


회사 내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우리 팀의 목표 수준을 점검해 보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회사 내에 비교그룹이 없다면 다른 회사로 넓혀보는 것도 방법이다. '당신 팀의 N년차는 어떤 수준의 목표를 갖고 있는지?' 묻고 나의 부서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사외 네트워크가 없다면 채용공고를 살펴볼 수도 있다. 유사한 연차의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준을 요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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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절대적으로 완벽한 목표 수준을 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나의 팀 내에서는 상대적인 목표 수준으로 팀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차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 절대평가도 의미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단위 부서로부터

저성장시대에 더욱이 강조되는 생산성과 효율성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조직에서 인풋 하는 만큼 아웃풋이 나올 수 있도록 부서장의 전략적인 목표수립 리딩이 중요하다. 만약 고연차보다 저연차가 일을 더 잘한다면? 저연차는 장기적으로 성장시키며 적절한 보상을 할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고연차는 연차에 맞는 도전적인 목표 수준을 제시하여 챌린지하고, 어려운 경우 C player로 별도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퇴출까지 고려) 미니CEO로서 전략적으로 조직을 리딩하고 싶다면 이제는 평가보다 목표설정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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