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에 공부를 한다고? 성장추구형 캐릭터들의 자발적인 학습 이야기
초창기 학습조직은 자유롭게 주제에 대해서 연구하고, 반기말 한 자리에 모여 발표회를 하는 방식이었다. 올해 학습조직 담당자가 되며 처음으로 바꾼 것은 바로 결과물 공유 방식이었다. 좋은 결과물들이 물리적 행사장을 떠나면 활용할 수 없는 자료로 휘발되는 것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물 자체도 '발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있기도 했다.
2024년 학습조직 결과물이
2027년 누군가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전사적 생산성에 기여하는 학습조직의 취지를 다시 한번 떠올려보았다. 업무시간에 활동하는 애자일 조직인만큼 학습조직의 결과물이 회사의 지식자산으로서 보존·활용되길 바랐다. 이에 학습조직 제도를 일부 변경하며 아래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른 부서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것
신입사원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할 것
Google Drive에서 검색될 수 있도록 설정할 것
전사 지식자원화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관심 있는 주제의 결과물을 열람하였고, 지금도 구글 드라이브 검색을 통해서 유입되고 있다. 학습조직장 OT에서 문서 뷰어 추세를 보여주니 다들 사뭇 놀란 표정이었다. 이렇게 여러 부서에서 관심을 가질 줄 몰랐다는 것이다. 학습조직 활동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한번 더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습조직 담당자가 되면서 3년 동안 누적된 학습조직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았다. 예산을 더 달라, 멘토가 필요하다 등 여러 의견들이 나왔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제가 생각했던 학습조직이 아니었어요.'라는 의견이었다. 분명 학습조직 주제를 확인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혔을 텐데 왜 이런 피드백이 나왔을까?
6개월 동안 원하지 않는 활동을 하며 얼마나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을까 안타까움이 드는 동시에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채용담당자의 경력을 살려 JD 형식으로 학습조직 모집 공고를 변경해 보았다. 학습조직에 대한 간단한 소개, 운영 계획, 어떤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지, 어떤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지를 담아 참여자를 모집했다.
학습조직 활동을 통해 6개월 후에 무엇이 변화되길 바라나요?
'이것만큼은 얻고 가고 싶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더불어 학습조직장 OT를 통해 첫 모임 시 해야 할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자 간 기대 수준을 맞추는 것'이다. 학습조직 모집 공고글을 세부적으로 작성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개인별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장일치가 되지 않더라도 소수의 의견까지 모두 듣고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하였다. 짧은 OT에서 학습조직장들에게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었지만, 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간단한 팁들을 전해주었다.
학습조직 활동이 되는 12월에는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펄스 서베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습조직에 참여한 사람들은 활동 후 몰입도가 높아질까?'라는 단순 궁금증에서 시작된 서베이다. 질문지는 태니지먼트의 몰입도 조사를 일부 각색하여 활용하였고 학습조직 시작 시에 한 차례 진행하였다. 50명의 모집단으로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설문조사 결과가 매우 기다려진다. 제발 몰입도와 연관이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