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 수목원

내 스타일이야

by 여행강타

연일 찜통더위 속에 시원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하루 종일 돌고 있는 선풍기 날개마저 힘들어 보이고 바람 또한 시원하지 않은 지금 '어디가 좋을까'를 생각하다 수목원을 떠올렸다. 어느 정도 바람도 살랑여 줄 테고, 나무 그늘은 더위를 시켜 줄 것이며, 나의 몸과 정신을 쉬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전화 앱을 실행시켜 수목원을 검색했다. 집에서 그나마 가깝다고 생각되는 오산 물향기 수목원을 찜했고 그곳으로 향했다.

주소: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 211

개장: 2006년 5월 4일

관람 시간:

3월~10월: 09:00~18:00(입장 마감)

11월~2월: 09:00~17:00(입장 마감)

휴무일: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원),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입장료: 2025년 7월 1일부터 무료 개방. (단 주차요금은 별도)

가는 길:

대중교통(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직진하면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버스): 수원역에서 301번, 수원 터미널에서 300번, 병점에서 300, 301, 20번, 오산 터미널에서 300, 301, 20, 700번 버스를 이용하여 "물향기수목원/수청동 입구" 또는 "오산대역/수청동 입구/금암동"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자차: 넉넉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특징: '물향기'라는 이름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은 수청동의 지명에서 유래했다. 전철역과 가깝고 경사가 완만하며 쉼터가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도심 속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뛰어나고 울창한 나무숲을 만날 수 있어 '도심 속에 오아시스'라 불린다.

편의시설 및 유의 사항

수목원 내에는 매점, 식당, 자판기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따라서 도시락이나 음료 등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식사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화기 물, 자전거, 킥보드, 반려동물은 반입 금지다. 흡연, 음주, 고성방가, 취사 행위도 금지다. 수목원 내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므로 발생한 쓰레기는 반듯이 다시 가져와야 한다. 그늘과 의자 등 쉼터가 많고, 무장애나눔길이 조성돼 있어 교통약자, 어린이, 임산부 등 누구나 편안하게 걷기 좋다.

오후 뜨거운 태양을 피해 조금이나마 시원한 오전 시간을 즐기고자, 붐비는 출근 시간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출발했다.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을 켜고 안내에 따라 달렸다. 처음 가는 길은 언제나 긴장되지만 방어운전 모드 장착하고, 앞차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주택 단지 좁은 길로 안내를 한다. 아무리 거리 우선 코스를 선택했지만 이렇게 좁은 골목골목을 누비게 하다니, 의구심이 생겨날 즈음 수목원 입구가 나타났다. 도착 시간 10시 10분. 40분이 소요됐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더위가 피부에 확 와닿았다. 걸음을 재촉해 수목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잠시 자책을 했다. 그 좋아하는 커피는 고사하고 작은 물병 하나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하여. 다른 것은 꼼꼼하게 잘도 챙기면서 여행만큼은 왜 이리 즉흥적인지 모를 일이다. 천천히 그늘 밑 숲을 걷기 시작했다. 향토예술의 나무원, 수생식물원, 중부 지역 자생원, 물방울 온실, 습지생태원, 무궁화원, 한국의 소나무원 등등. 수목원 전체 면적 약 34헥타르, 즉 10만 평이 넘고, 19개의 테마 정원이 있으니 다 둘러볼 순 없었다.


쉬엄쉬엄 걷다 보니 '물향기 식물책방'이란 곳에 다다랐다. 식물원에 발을 들이는 순간 책을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해 엄청 후회했었는데 책방이라니, 책의 종류는 많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이 볼만한 책 조금, 외국 서적 조금, 식물도감과 숲에 관한 오래된 책들로만 비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나에게는 휴대전화가 있고, 휴대전화 안에는 브런치가 있으니까. 한 시간가량 시원한 책방 안에서 밀린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다시 산책길을 유유자적 걸었다.

살랑이며 부드럽게 불어주는 바람이 사랑스러웠고, 그 바람에 부딪쳐 나는 사각거림은 귀를 한껏 즐겁게했다. 또한 그 소리는 그 어떤 악기가 내는 소리보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옮겨지는 발걸음은 춤을 추듯 가볍게 몸을 이동시켰다. 숲은 푸르름을 한껏 지녔고, 각각의 테마공원은 갤러리를 연상케 했다. 숲은 나에게 고요를 선물했고, 마음 비움과 평화를 안겨줬다. 숲에서 세 시간이 넘는 여정이었다. 두 시간 이상 숲을 느끼며 걸었고, 한 시간은 도서관에서 글을 읽으며 나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느끼고 보낸 시간이었다. 비록 햇살은 강했지만, 나무 그늘과 휴식 공간 덕분에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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