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챌린지

by 여행강타

아주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

어느 순간 갱년기가 찾아왔고, 몸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아팠다. 어려서부터도 남달랐던 몸이다. 늘 배앓이를 달구 살았다. 눈뜨면 하는 말이 '아이고, 배 아파'였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어릴 적 '시조배'란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것은 쓰디쓴 구절초 끓은 물 한 대접이었다. 읍내와도 멀리 떨어진 시골, 변변한 병원이나 약국도 없었다. 설령 있다 한들 갈 형편도 되지 않았다. 그저 민간요법에 하나인 마시기 괴로운 구절초 한 사발을 군말 없이 들이켜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구절초의 효능을.


민간요법이란?

민간요법(民間療法, Home remedy)은 옛부터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치료방법**으로, 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나 자연 재료를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경험적 의료 행위다.


민간요법의 주요:

경험적 축적: 오랜 세월 여러 세대를 거쳐며 효과가 경험적으로 검증되 전해짐

자연요법: 주로 약초, 식물, 자연 재료를 활용하는 단방(單方)요법

접근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

생활 밀착형: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치료법


구절초와 배앓이 민간요법

구절초(선모초)는 전통적으로 배앓이와 위장병에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민간요법 약초.


구절초의 배앓이 관련 효능:

1. 위장기능 개선

소화불량과 설사 치료에 효과적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 강화

2. 풍토병 및 배앓이 치료

불결한 물로 인한 배앓이에 특히 효과적

조선 시대 사신들이 중국 갈 때 구절초 환약을 꼭 챙겨갈 정도로 효과가 인정됨

낯선 지역의 풍토병 예방에 탁월

3. 보온 성질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냉(冷)으로 인한 복통에 도움

찬 음식이나 차가운 기운으로 인한 배앓이 완화


기타 구절초의 주요 효능:

부인병 개선 (생리통, 생리불순, 자궁냉증)

갱년기 증상 완화

진통·소염 작용

혈액순환 개선

관절염 및 염증 치료 완화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어릴 적 마셨던 그 쓴 물이 이런 효능이 숨어 있었다니 새삼 놀라웠다. 아마 부모님도 이토록 많은 효능까지는 모르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나를 위해 구절초를 달이셨을 부모님의 수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이만큼이라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갱년기를 힘들게 건너는 동안 의욕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체력도 함께 고갈됐다. 삼삼오오 모이면 가십거리로 훌륭한 드라마를 마다하고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을 자연스레 멀리하게 됐다. 그렇게 책과 떨어져 지낸 세월이 근 십 년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자책을 하면서도 손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브런치 독서 챌린지가 떴다.

너무 오래 책을 멀리해 온 나를 위한 프로젝트처럼 느껴졌다. 이참에 다시 시작해 보고자, 오랜만에 독기 한 번 제대로 품었다. 많은 시간을 내지는 못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었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한 권을 끝냈다.


이제 시작이다.

몸을 돌보던 구절초 한 사발처럼, 다시 책을 한 대접 만큼 들이키며나아가보려 한다. 욕심내지 않고, 끊기지 않고. 그 정도면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하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