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받아 본 마사지
평상시 나의 지론은 '천 원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을 만원에 고치지 말자'이다. 그래서 늘 식구들에게 잔소리를 한다. 제발 조금 아플 때 병원 가라고. 병을 키워 만원 어치의 시간과 돈을 들이지 말라고. 그런데 정작 내가 실천하지 못하고 시간이나 돈을 마구 낭비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여름이 끝나갈 즈음부터 오른쪽 어깨가 불편해졌다. 딱히 꼬집어 뭐라고 설명하기 애매한, 약간의 기분 나쁜 느낌.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고 많이 아프지도 않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불편함의 강도가 조금씩 세지더니 급기야는 저려오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싶어 인근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를 앞 뒤 옆으로 참 많이도 찍었다. 의사의 소견은 거북목에 디스크까지 있는데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고, 염증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우선 삼 일치 약을 처방받아 들아왔다. 효과가 없어 다시 일주일 치를 더 복용했다. 통증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약으로는 나을 것 같지 않았다.
남들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끼는 편이라 미루고 미루던 주사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의사는 어깨에 주사 바늘을 여섯 개나 찔렀고, 나는 찌를 때마다 비명까지는 아니어도 아픔의 신음을 내야만 했다.
이튿날이 되자 의사의 말처럼 어깨는 더 무겁고 아파졌다. 그런데 사흘쯤 지나자 신기할 만큼 뭉친 어깨 근육과 통증이 사라졌다. 아싸를 외치며 좋아한 것도 잠시 통증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이번에는 주사 네대를 맞았다. 의사는 도수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을 거라 했다. (처음 주사 치료를 받았을 때 맞보기 서비스로 잠깐 해주었는데 싫지 않았다.) 이 나이가 되도록 말로만 들었지 도수치료가 정확히 뭔지 몰랐던 나는, 서비스를 받고 온 날 AI에게 물어봤다. 잠깐 받아본 느낌은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마사지 같았기 때문이다.
"도수치료는 말 그대로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근육, 관절, 척추를 만져서 굳은 근육을 풀고 틀어진 관절을 바로잡고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치료.
어떻게 하냐면
• 마사지처럼 근육을 이완시키기도 하고
• 관절을 부드럽게 늘리거나 움직여 주기도 하고
• 자세, 보행, 생활습관까지 같이 봐주는 경우도 많음
기계보다 사람 손의 감각으로 상태를 보면서 조절하는 게 핵심.
이런 경우에 많이 함
• 목, 어깨, 허리 통증
• 무릎, 고관절 같은 관절 통증
• 오래 앉아 있거나 한쪽으로만 쓰는 생활습관
• 수술 후 재활, 오십견 초기 등
장점
• 약이나 주사 없이 진행
• 상태에 맞춰 맞춤형으로 가능
• 꾸준히 하면 통증 완화, 움직임 개선 효과 있음."
이런 답변을 읽은 후 도수치료를 정식으로 받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가격은 생각보다 비쌌지만 지금의 이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빨리 내 몸에서 내보내고 싶었다.
한 시간의 치료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 몸이 휘청거렸다. 제대로 걸어 나올 수 없었다. 힘이 쭉 빠지고 어지러워 나도 모르게 비틀거리니 물리치료실 선생님들이 모두 달려와 나를 부축해 침대에 눕히고 온열등을 켜 몸을 따듯하게 해 주었다. 처음 받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들이 종종 느끼는 현상이라 했다.
받고 난 직후엔 힘들었지만 점점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끼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도수치료, 도수치료 하는구나 생각했다. 주사 도합 열대와 도수치료 한 번으로 모든 게 말끔히 나았으면 좋았겠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 번 더 치료를 받고자 병원을 찾았는데 이미 일주일 치 예약이 꽉 찬 상태라 받을수 없었다. 예약은 필수란 말을 듣고 돌아 나왔다. 물론 예약은 했다. 일주일이 후로.
천 원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을 만 원에 고치지 말자라는 내 지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대수롭지 않은 가벼운 통증도 방치하면 지금처럼 더 큰 고통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무시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결국 시간도, 돈도, 그리고 삶의 기운도 아끼는 길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