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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강타 Feb 28. 2024

그 여자, 그녀 이야기

그 여자의 다이어트




대부분의 여자들은 몸무게에 민감하다.

그 여자가 다니는 문화센터에도 그 많은 사람들 중 약간 통통한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날씬 늘씬 아름답다. 모두들 건강 관리에 열심이고 자기 관리의 진심이다.

그 여자도 몸무게에 예민하다.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 자신의 몸무게를 확인한다.

남들이 보기에도 정상적인 몸매이건만 매일 아침 자신의 몸무게를 습관처럼 확인한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며 불어난 몸무게는 출산 후에도 빠지지 않고 그 여자를 힘들게 했다. 값비싼 다이어트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만족스러워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 그 후에도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다이어트 방법이나 주위에 떠도는 다이어트 소문들을 시도해 봤지만 성과는 그 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고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하나인 테니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결혼 이후 시장 다니는  길목에 있는 테니스장을 지나쳐 다니며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꼭 저 스포츠를 해야지' 하고 마음에 저장해 둔 것 중에 하나였다. 처음에는 20분 레슨만 받고 오는 것이었지만 엄청 운동량이 많아서인지 한 달 만에 몸무게가 5킬로그램이나 빠졌다. 믿기지 않았다. 보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운동의 결과물이었다.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무리 좋다한들 그 여자에게는 몸만 상하게 할 뿐이었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었는데 운동 한 달 만에 5킬로를 날려버렸고 좀 더 건강해졌으며 군살 없는 몸매를 만들어갔다. 테니스 치는 재미에 빠져있던 10년 넘는 동안 나름대로 자신의 몸무게에 만족하며 살았었는데 어느 순간 그 여자에게도 사춘기보다 무섭다는 갱년기가 찾아오고 그 좋아하는 테니스를 손 놓을 만큼 몸이 아파지면서 건강도 몸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몸이 아파지니 운동을 한참이나 할 수 없었고 당연히 몸무게는 불어났다. 온몸 구석구석 군 살이 붙으며 몸에 딱 붙는 옷을 입을 수 없게 된 것에 그 여자는 속상해했다.


겨울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감기에 걸린 그 여자는 한 달 동안 감기약을 복용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병원 저 병원 병원을 순례하며 약을 바꿔 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수액을 맞고 정확히 한 달 동안 약을 먹은 후에야 감기와 작별했다. 그 여자는 감기로 인한 아픔과 몸무게를 맞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지금의 몸무게에 위안 삼으며 현재의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꼭 계단을 이용해 집까지 온다.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그 여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열심히 다니던 헬스장도 쉬어간다. 여성전용 헬스장은 젊은이들도 많지만 평균 온도만을 유지하기 때문에 열이 많지 않은 그 여자는 헬스장보다는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겨울을 보낸다. 또한 얼마 전 스치듯 지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계단 5층 오르는 것이 하루 만보 걷는 것과 같다는 것을 본 후 평균 하루 세 번 7층까지 걸어 집에 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그 여자를 매번 유혹에 손길을 내밀어 잡아보지만 매몰차게 거절하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 화이팅을 외치며 계단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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