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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강타 Jul 31. 2024

그 여자 그녀 이야기

커피

그 여자의 커피 사랑을 논하자면 삼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신도시에 입주를 하고 생활 체육이 활성화되면서 평소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테니스에 입문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종합운동장 한편에 있는 테니스 코트로 각 단지에서 모인 여자들은 레슨을 시작으로 네 사람씩 짝을 맞춰 게임을 시작했다. 모두가 초보자라 내 맘대로 되지 않은 공의 방향에 모두 깔깔깔 세상 재미가 테니스인양 즐거움에 끝이 없었다.


몇몇 여자들은 집에서 아메리카노를 내려 큼직한 보온병에 담아 가져와 모두가 나눠 먹게 하였는데, 인스턴트 믹스 커피에 길들여진 그 여자의 입맛이 점점 깔끔한 아메리카노의 입맛으로 변하게 되었고 아메리카노 커피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집에 커피메이커를 구입했고 인스턴트 대신 커피를 내려 마시기 시작했다.


멤버 중 한 사람이 커피 무역을 하며 카페를 오픈하게 되면서 커피 맛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집에 커피가 떨어질 때마다 멤버의 카페로 달려가 커피를 주문했는데

"요번에 새로 들어온 건데 이거 한번 마셔봐요."

"오늘은 이게 좋아요."

"오늘은 이걸 추천해요."

갈 때마다 새로운 걸 추천하고 마셔보길 권했다. 커피에 대해 잘 몰랐던 그 여자는 멤버가 골라주고 추천해 주는 커피를 가져와 내려 마시며 커피 맛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단맛, 신맛, 고소한 맛, 쓴맛을 느껴 알게 되었고 그 여자가 제일 좋아하는 맛은 고소한 맛이라는 걸 안 이후로는 고소한 맛을 고집하게 되었다.


몇 년 전 힘든 일을 겪으며 몸이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그 좋아하던 커피를 못 마시게 되었다. 마시고 나면 속이 쓰리고 잠을 못 잤으며 아예 커피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커피와 이별 아닌 이별을 사 년 동안이나 했었다. 일 년 전 갑자기 커피 생각이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고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커피 맛집을 찾아다니며 원두를 사 와 집에서 내려 마셨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커피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이는 다시 몸이 정상을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해 보면 코로나가 오고 오인 이상 집합 금지가 내려지고 갈 때는 없고 다육이 사들이는 일에 몰두하던 중 오인 이장 집합 금지가 해제되면서 운동에만 몰두했더니 커피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몸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가 물러나니 심심함을 못 참는 성격에 그동안 못 했던 것을 하느라 돌아치기는 하는데 평소 먹는 것에 관심이 없고 즐겨하지 않으니 체력이 다시 바닥까지 내려온 것 같다.


한마디로 요즘 몸이 난리부스다.

에너지가 밑바닥에서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생활하면서 정신이 깜빡깜빡 가기 시작했고 병원에 가는 횟수가 많아졌다. 안 되겠다 싶어 한약을 지어 두 재째 먹고 있지만 몸은 나몰라라이다. 이틀 전 알바 도중 몸에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고, 몸 전체에 번짐 상태가 무서워 알바가 끝남과 동시에 집에 와 씻고 11시 30분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향했다. 한 시간 동안 주랑주렁 수액을 맞았으며 수시로 의사가 와서 체크하지만 변화가 없으니 자기네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월요일 피부과 예약 잡아 놓을 테니 방문하란다. (요즘은 추적 검사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말과 함께)


커피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요즘 문득문득 커피가 생각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커피가 마시고 싶다. 하지만 참는다. 몸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


적당히 마시는 커피의  이로운 점은 '각성효과'(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여줌) '기분개선'(카페인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 '항산화 효과'(항산화 효과가 풍부하여 세포손상을 예방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 '인지 기능 향상'(기억력과 반응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등등이 있으며,


과도한 섭취로 나타나는 해로운 점으로는 불안감, 불면증, 소화 문제, 탈수, 위산 역류 등등도 있다고 하니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 전문의와도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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