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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그녀 이야기

Adieu 2024, Welcome 2025

by 여행강타

2024 년 12월 31일.

24년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이 화요일이다 보니 복지관 밥봉사를 가는 날이라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집안일을 정리하고 운전해 복지관으로 갔다. 복지관 주차장은 주차장 자체가 넓지 않고 협소해 항상 빈 곳 없이 꽉 차있는 상태라 아예 주차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건물 주변에 세우거나(건물 주변도 항상 만원 사례라 빈 곳이 없다) 인근에 있는 교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 교회 목사님께서 매일 복지관으로 식사하러 오시기도 하지만 주차장을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해 주셔서 복지관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편하게 주차할 수 있어 갈 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 아마 교회 주차장이 없었더라면 봉사 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 싶다. 복지관의 거리는 그녀의 집에서 많이 멀지 않다고 느끼지만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없거니와 여러 번 갈아탄다 하더라도 배차 시간이 멀어 시간 맞추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시니어 클럽 소속 여사님들이 국이랑 찌게, 샐러드, 샌드위치, 갖가지 맛난 반찬들을 해 오셔서 파는데 오늘은 한해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가 나오시지 않았다. 매번 그녀가 도착할 때면 거의 다 팔리고 선호하지 않는 것만 남아있어 살 수가 없었다. 워낙 솜씨들이 좋고 맛나다 보니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 사시는 분들이 많아 그녀 차례까지 오지 않는 것이다. 집에서 만드는 반찬처럼 담백함은 기본이고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아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꼭 사야지 하는 생각으로 다른 날 보다 일찍 집에서 출발해 복지관에 도착했으나 역시나 주차장은 만원, 볼 것도 없이 교회 주차장으로 달려가 주차하고 복지관 현관 로비로 갔는데 휑~~. 항상 로비 안 큰 테이블 위에 그날 해온 음식들을 올려놓고 판매했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라는 속담처럼 어째 이런 일이... 맘 제대로 먹고 일찍 왔는데 안 계신다.


마음을 접고 5층으로 올라가니(식당이 5층에 있음) 벌써 많은 회원들이 와서 팝콘기계를 설치하느라 바쁘다.

24년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미소 나눔'이 봉사하는 날이라 식사하고 가시는 모든 어르신들께 팝콘을 즉석에서 튀겨 나눠드리기로 한 것이다. 총무 아미와 경숙이는 수년째 손발을 맞춰 팝콘 봉사를 하다 보니 제일 맛있게 튀겨지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다. 옥수수 한 컵에 식용유의 비율과 소금의 양의 황금비율을 찾아 튀겨내니 드시는 어르신들마다 먹어본 것 중 제일이라며 이구동성으로 말씀해 주시고 엄지 척해 주시니 뿌듯함은 덤이다. 식사하러 오신 모든 어르신들이 한분도 빠짐없이 원하시는 만큼의 고소함과 미소 나눔의 사랑을 안고 돌아가셨고 봉사자들도 봉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제각기 원하는 만큼의 고소함과 흐뭇함을 안고 돌아갔다. 올해의 밥봉 사는 그렇게 마무리가 지어졌고 새해 첫 화요일부터 또다시 새해의 봉사가 시작될 것이다.


올 한 해는 그녀에게 있어 그 어느 해 보다 바쁜 한 해였다.

일주일에 5개의 수업을 소화했고 두 번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한 번의 밥봉사를 했으니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뒤돌아보니 24년의 마지막 밤이 와있다. 물론 25년 새해 내년도 바쁠 예정이다. 벌써 새해에는 무엇을 할지 구상과 계획을 다 세워놨기 때문이다. 차질 없이 계획을 이행만 하면 되다. 아니 이행할 것이다.


새해, 새 날 새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최저 영하 4도이며 최고 영상 8도라고 휴대폰 앱 화면이 말해주고 있다.

잠에서 깨면 제일 먼저 머리맡에 휴대폰을 찾아 시간과 날씨를 확인한 후 기상한다.

1월 1일 신정. 달력에는 누구나 쉬게 돼있는 휴일을 알리는 빨간색으로 숫자가 칠해져 있다. 그러나 그녀는 늦잠을 잘 수가 없다. 그녀의 아들이 출근을 하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시 50분에 알람이 맞춰져 있다. 맞추어놓은 시간보다 더 일찍 눈은 떠지지만 몸은 그녀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기 때문에 10분간의 이불속 사투의 시간이 필요하다. 6시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하루는 막내 동화의(고양이) 아침밥 챙기는 것부터 시작한다. 올 한 해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올 한 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바쁘게 지낼 것이기에 새해 첫날부터 새로운 마음과 다짐으로 파이팅을 외쳐본다.


아자 아자 2025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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