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열 아홉 번째 이야기
새로운 업무에 적응해가며, 나는 입사 후 처음으로 5일의 휴가를 사용했다.
모두가 “걱정 말고 푹 쉬다 오라”며 응원해줬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회사에 다시 적응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왜 이러세요, 00지역 유지 분 따님 아니세요?”
한 직원이 본인의 요청을 내가 거절하자, 아무렇지 않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나를 괴롭히던 선임과 친한 직원이었다.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귀는 벌겋게 달아올랐고,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처럼 저려왔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애써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그 직원은 며칠 뒤, 같은 말을 또 반복했다.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전화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저 00지역 유지 딸 아니고요. 비정규직 4년 하고 이제 정규직 된 거예요.
누구한테 그런 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만 더 그런 말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겁니다.”
말을 뱉고 나서야, 나의 반응이 과했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입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