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식과 망각사이

우리는 왜 계속 같은장면을 반복하는가

by 다크브라운

우리는 왜 자꾸 같은 장면을 반복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을 실망시킨다.

말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꺼내고,

건네야 했던 손길을 끝내 내밀지 못한 채 돌아서고,

차마 꺾지 못한 마음 하나를 오래 끌고 간다.

그러고는 생각한다.

‘왜 또 그랬을까.’


무너지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웃던 날에도,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은 어제의 조각이

불쑥 튀어나와 오늘을 망가뜨린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골목을 돌고,

같은 그림자를 밟으며 걷는다.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쯤이면 알 만도 한데,

이 정도면 나아졌을 법도 한데,

왜 아직도 서툰 걸까.

어쩌면 사람은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틈을 알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가 짊어지는 건 죄책감이 아니라,

그 불완전함을 품으려는 마음일 것이다.

애써 감춘 결을 들킨 듯한 부끄러움 속에서도,

끝내 등을 돌리지 않고 남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잘못이 아니라, 관계의 온기다.


어떤 마음은 고쳐지는 게 아니라,

그대로 안아주는 것으로 다가온다.

잘하려는 마음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머물겠다는 선택이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그 장면 앞에 선다.

달라지지 않은 채가 아니라,

달라지려는 마음 하나만 들고.

그리고 그렇게 한 발 더,

누군가의 마음 곁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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