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존재 후기

독후감

by 다크브라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이길 바란다. 어릴 적부터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스스로를 위대한 누군가와 동일시하거나 언젠가 그에 필적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다. 그러나 진실은 그 기대와는 다르다.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속 주인공(?)이 겪은 충격과 체념은 바로 이 ‘평범함’에 대한 각성의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마치 반짝이는 별들 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처럼, 그는 자신이 '차은우'나 '원빈' 같은 완벽한 삶을 살지 않음을 깨닫고, 그런 이상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면한다. 자신의 외모와 능력, 심지어 자신을 둘러싼 환경까지도 꿈꾸던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는 자아의 그림자를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관계의 벽을 세우며, 더욱더 외롭고 뾰족한 존재로 변해간다. 그러나 그 좌절과 고통 속에서 그는 결국 해방감을 느끼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인정하게 된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비슷한 경험들을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누구보다 특별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 믿고 싶어 하지만, 세상은 우리의 그 기대를 거듭 무너뜨린다. 그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현실을 외면하거나 그 현실을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느냐. 작가는 후자의 길을 택한다. 그는 자전거 국토 종주라는 극단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과 화해한다. 스스로 선택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에서 그는 비로소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인다. 이때 작가는 인간으로서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느끼며, 더 이상 거대한 존재나 위대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지 않게 된다. 오히려 "보통의 존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생활을 돌아보면, 나 역시 10대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 특별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오만함 속에 살았다. 그러나 대학생활의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통해, 나는 비로소 내가 '지극히 평범한 인간'임을 깨달았다. 이는 작가가 겪었던 자기 인식의 과정과 닮아 있었다. 뛰어난 인물도 아니었고, 남들과 비교해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은 평범함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이 발전할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마치 태풍이 지나간 후,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자리에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우리가 사회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압박은 주로 타인의 기대와 비교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며,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자신을 꿈꾼다. 하지만 작가의 경험이 보여주듯, 그 비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깨달음,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나아가는 용기가 삶을 진정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결국, 《보통의 존재》는 우리가 삶 속에서 자주 느끼는 실패감과 자격지심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모든 <보통의 존재>에게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인생이 마치 큰 바다와 같다면, 이제는 그 바다의 물결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달까.

평범한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그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교훈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평범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진실을 마주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떤 존재로 기억될지가 아니라,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것이 평범한 삶일지라도, 그 안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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