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섬 오클랜드에서 남섬 관문도시 픽턴까지
올해 2학기가 벌써 지났다. 뉴질랜드의 2학기와 3학기 사이 학교 방학은 6월 말~7월 초 2주간으로 겨울방학이다. 겨울 하면 뉴질랜드 남섬을 빼놓을 수 없다. 스키 등 액티비티를 즐기고 눈 가득한 설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남섬의 풍경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황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2주간의 방학은 남섬 여행으로 채우기로 했다. 방학 기간 남섬 여행은 최대 성수기라 숙박비 교통비 등 모든 것이 비싸지만 이때 아니면 여행할 수 없으므로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
6월 29일(일) 새벽에 오클랜드에서 출발해 7월 12일(토) 오클랜드로 귀환하는 13박 14일 일정의 남북섬 종단 여행에 나섰다. 비행기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하지만 비싼 교통비, 주요 도시 외에는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어 자차로 왕복 3300km에 이르는 로드트립에 도전했다. 남섬(픽턴)과 북섬(웰링턴) 간 쿡 해협 이동은 자동차를 실은 상태로 페리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남북섬 종단 여행은 자동차로 가능하다.
로드트립에 나서려면 일단 운전(왼쪽)에 능숙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고속도로를 생각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오클랜드에서 해밀턴까지는 우리나라와 같은 고속도로가 이어지지만 그 아래부터는 편도 1차로가 많고, 꼬불꼬불하고 천길 낭떠러지의 경사진 산과 언덕을 몇 번이나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해야 한다. 겨울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을 쉽게 만난다. 더군다나 남섬에는 낮은 온도로 결빙구간도 많다. 다행히 우리가 여행했을 때 폭설은 내리지 않아 도로가 폐쇄되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이런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하니 남섬 로드트립을 한다면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아찔한 순간이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도 로드트립 만의 매력이리라!
본론으로 들어가, 1일 차는 오클랜드에서부터 남섬의 관문도시인 픽턴까지로의 이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새벽 5시 오클랜드에서 출발, 픽턴으로 가는 페리를 타는 웰링턴에 오후 2시께 도착했다. 장장 차를 타고 천신만고 끝 9시간 만에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 도착했다. 오후 4시 페리를 타기 위해서는 오후 3시까지 웰링턴 페리 선착장에서 체크인을 마쳐야 한다.
남북섬을 잇는 페리는 2개 사가 운영 중인데, 웰링턴에서 픽턴까지는 interislander(www.interislander.co.nz), 복편의 픽턴에서 웰링턴까지는 bluebridge(www.bluebridge.co.nz) 회사를 이용했다. 두 곳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저렴한 특가상품은 일찍 매진되므로 여행 계획이 있으면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일반 소형차량 포함 4인 가족 성수기 기준 편도 320~370NZD 정도(가장 저렴한 saver 요금). 캠퍼밴을 달거나 짐칸을 다는 등 탑승차량이 사이즈가 커지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웰링턴 선착장(페리사마다 선착장이 다르니 반드시 예약한 회사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에서의 체크인 과정은 간단하다. 탑승 인원 확인, 예약한 차량이 맞는지, 반려동물 탑승은 안 했는지 등등을 직원이 확인하고 나면 차량 대기 줄(land)을 알려준다. 지정된 줄로 가서 잠시 대기했다가 탑승시각에 맞춰 배에 오르고, 차량을 선박 내 주차장에 주차한 뒤 3층 여객 공간으로 올라가면 된다.
남북섬을 잇는 페리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아늑하다. 배 냄새가 심하지 않아 배 멀미 걱정은 안 해도 되고, 페리 안에 푸드코트 영화관 놀이터 등 즐길거리가 가득해 3시간30분간의 페리 이동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페리사마다 즐길거리가 다르니 선택할 때 참고하면 된다. 가령 인터아일랜더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큰 실내 놀이터가 있고 영화관은 입장료(5NZD)가 있지만, 블루브리지는 놀이터는 없고 대신 영화관이 무료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어가니 픽턴항에 도착했다. 선박 내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빼고 숙소로 이동하니 오후 8시께. 오클랜드에서 픽턴까지 하루를 이동하는 데 다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