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학 어떻게 보낼까(2)남섬 로드트립-치치

픽턴에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by 오클랜드방랑자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남섬으로의 로드트립 둘째 날은 픽턴에서 크라이스트처치(치치)로의 이동이다. 픽턴이라는 조그마한 항구도시에서 남섬 중간쯤 위치한 주요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픽턴을 벗어나자마자 꼬불꼬불하고 길고 긴 높은 협곡길이 나왔다. 옆은 낭떠러지, 좁은 도로, 쌩쌩 달리는 화물차 등 난관을 한참 통과하니 길고 긴 해안길이 펼쳐졌다. 시원하게 펼쳐진 뉴질랜드 동해안 도로로, 7번 국도를 타고 달리는 우리나라 강원도 해안길 같은 느낌이다. 도로 옆에 기찻길도 놓여 운치를 더한다.

해안길을 달리다 보면 곳곳에 scenic reserves가 있어 경치 구경도 하고 쉬어갈 수 있다. 해안길을 지나니 다시 높은 산과 언덕이 나왔다. 여러 번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니 드디어 목적지 크라이스트처치가 가까워졌다. 픽턴을 떠난 지 6시간 만에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고건물과 모던한 건물이 상존하는 크라이스트처치. 낡은 고건물 벽면엔 그래피티가 많다.


크라이스트처치는 근 20년 만의 방문이다. 첫 방문이 지진 나기 전이어서 그런지 도시가 사뭇 다른 느낌이다. 20년 전과 달리 모던한 건물이 많이 들어서고, 새집도 많아 신도시 같다. 2011년 2월 22일 발생한 대지진 때문이다. 당시 많은 고건물이 무너져 내려 도시를 새로 지은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허물어지지 않은 고건물 벽면 곳곳엔 그래피티가 있는데, 낡음을 벽화로 세련되게 변모시켰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시티 중심 새 건물 사이로 아직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20년 전 방문 때 대성당의 웅장함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지진이 끝난 지 14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복구가 완료되지 않고, 복구마저 중단된 상황이 안타까웠다.


크라이스트처치 트램.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구경을 하고 주요 명소를 돌아보려면 트램 탑승이 좋다. 관광상품의 하나로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곳곳을 트램이 다닌다. 가격은 성인 기준 40NZD.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근처 시종착점인 ‘크라이스트처치 트램’(Christchurch Tram)에서 트램에 올라 ‘동네 한 바퀴’에 나섰다. 탑승권은 하루 종일 유효하므로 트램 정차역 곳곳에 내려 명소를 구경하고 다시 타서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 hop on hop off 방식이라 이용하기 편하다.


트램은 시내 주요 명소를 거의 모두 잇는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을 비롯, 이곳에서 가장 큰 공립도서관인 Turanga, 컨벤션센터, 캔터베리 박물관,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 보타닉 가든, 시내 쇼핑가 등이 트램으로 모두 연결된다.

트램 운영시간 마감(동절기 기준 오후 5시)이 얼마 남지 않아 정차역에서 내리지는 않고 한 번에 트램을 타고 시내를 구경했다. 트램을 타고 정차하지 않고 동네 한 바퀴를 한 뒤 종착지로 오니 50분 정도 소요됐다.


크라이스트처치 Turanga 공립 도서관 내부 모습.


다음날은 트램을 타지 않고 걸어 다니며 명소를 방문했다. Turanga 도서관은 규모가 압도적이고 특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역시 마인크래프트 게임존이다.


Quake City 지진 박물관.


도서관 밖을 나와 옆에 위치한 컨벤션센터 외관을 구경한 뒤 지진 박물관인 Quake City로 향했다. 2011년 대지진 당시의 참혹함을 기억하고자 만든 공간이다. 지진 당시 영상물, 지진을 눈앞에서 겪었던 사람들의 육성 채록을 전시하고, 지진 당시 파괴된 시내 주요 상징물도 볼 수 있다. 전시품 중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종과 탑 실물을 보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실감한다.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


근처 아트 갤러리로 발길을 옮겼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장 큰 공공 미술관으로, 물결치듯 이어진 유리벽 외관 건축물이 우선 시선을 끈다. 마오리 전통미술부터 일반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입장료는 무료. 아이는 입구에서 scavenger hunt(보물찾기) 페이퍼를 받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scavenger hunt를 하며 미술관 곳곳에 유명한 작품을 찾고 다시 보기를 하면서 미술관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놀이 프로그램으로,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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