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Moon Festival 즐기기
한국은 지금 추석 명절 연휴다. 외국에서 맞는 첫 추석이라 감흥이 새롭다. 뉴질랜드에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같은 추석 명절이 따로 없지만 아시안(동아시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석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려 미흡하나마 한가위를 즐기기에 좋다.
오클랜드의 대표적인 추석 행사 Moon Festival이 지난 9월 26~28일 포터스 공원에서 열렸다. 발모럴지역 중국 상인회가 주최한 행사여서 중국풍이 짙지만 그래도 동아시아인이 함께 지내는 추석을 이렇게나마 공유할 수 있어서 새로웠다.
Moon Festival 금요일은 오후 5시부터, 주말에는 오후 2시부터 밤까지 행사는 이어졌는데, 밤이 야경 덕분에 훨씬 멋졌다. 달 토끼 등 추석을 상징하는 색색의 랜턴 조형물이 공원 곳곳에 놓여 멋진 포토존이 됐다. 공원 내 놀이터가 있지만 점프대, 미끄럼틀, 회전목마 같은 간이 놀이기구가 주위에 별도로 설치돼 아이들을 신나게 했다.
공원 중앙에는 무대가 설치돼 팝 공연이 이어졌다. 본무대 전에 에스파의 ‘수퍼노바’, 블랙핑크의 ‘붐바야’ 등 K팝 댄스 공연이 이어졌는데, 중국 노래 공연이 이어지는 본무대보다 훨씬 더 호응이 좋은 느낌이었다.
길을 건너자 먹자골목이 이어졌다. 수십 개의 푸드코트가 들어섰는데 대부분은 중국 음식이었다. 아이들의 시선은 역시 알록달록 탕후루 가게 앞에 모였다. 떡볶이 같은 분식과 붕어빵을 파는 K푸드 부스도 2곳이 있어 반가웠다. 떠밀려 다닐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아 먹는 건 포기하고 다시 본행사장 쪽 공원으로 이동했다. 페스티벌에는 아시안뿐만 아니라 키위 현지인도 많이 보여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 행사로서 손색이 없었다.
추석 당일인 10월 6일에는 간단하나마 추석상을 차렸다. 울워스에서 산 슬라이스된 소고기로 육전을 부치고, 파킨세이브에서 ‘추석 특식’으로 판매한 ‘오뚜기 양념 LA갈비’를 사 구웠다. 송편을 사러 한인마트에 갔지만 오전 중에 다 팔렸다고 해 아쉽게도 송편은 빠졌다. 그래도 아쉬우나마 제법 구색은 갖춘 추석 밥상이 완성됐다.
오는 11일 주말에는 웨스트게이트 도서관에서 또 다른 Moon Festival이 열린다.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 명절을 설명하는 알록달록한 그림책이 행사를 앞두고 도서관 입구에 전시돼 분위기를 띄웠다. 이번 페스티벌 역시 중국인이 주최하는 이벤트여서 ‘중국 명절을 기념하는 행사’라는 도서관 측 설명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아시안 행사’로 범위를 넓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추석을 더 풍성하게 즐기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