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 Jun 23. 2023

1년차_0623 공모전 준비에는 김칫국이 필요해

내가 공모전을 대처하는 자세

6월 13일 새벽 1시 52분, KT 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에 응모했다.


올해 들어 응모한 5번째 공모전이었다.


... 시간 무엇?


작년까지만 해도 완성된 시나리오 하나 없었던 나인데, 19장 분량의 기획안과 131장으로 엮어진 1~4회 대본을 제출하다니…


그래, 이것이 바로 김칫국의 힘이다.


그렇다, 난 프로 김칫국 드링커다.


“O’PEN이랑 SBS 둘 다 당선되면…”

“상금 타면…”

“내 작품이 편성되면…"


김칫국에는 허세, 허풍, 자만이라는 여러 수식어가 붙지만, 성공한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야 말로 나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이자, 내가 한 자 더 쓸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주는 원동력이다. 김칫국 드링킹 덕분에 난 공모전에 지원도 하기 전 이미 공모전에서 점찍어 놓은 사람마냥 글을 썼고, 그런 붕 뜬 마음이 있었기에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공모전에 지원할 수 있었다.




#1 장단점이 뚜렷한 O'PEN

tVN O'PEN 스토리텔러 모집 (2023년 기준 1.2 - 16 접수)

1월 초부터 중순까지 모집하며, 방송사/제작사 등의 집필계약이 없는 자 (당시 해 6월 기준)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드라마 단막과 시리즈에 응모할 수 있으며, 드라마 부분 전체 5편까지 제출 가능하다.


응모형식

단막은 60분, 기획안 (5매 내외) 및 대본 35매 내외

시리즈는 30-60분, 8부 이상, 기획안 10매 내외 및 대본 1,2회 (회당 15-35매 내외)


수상 혜택

2023년 기준, 선정될 시 누릴 수 있는 혜택들로는 창작금 지원 1천만 원, 개인집필실 (DMC 위치), 연출자 및 작가멘토링, 특강/세미나/워크숍/현장취재 기회 제공, 오프닝 (tvN 드라마 스테이지) 데뷔 기회 및 비즈매칭 기회가 주워진다.


수상 발표

2023년 최종심 연락은 5월 9일이었고, 인터뷰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어떠한 사람말로는 인터뷰는 형식적이라는 사람도 있고 (무조건 합격), 다른 사람말로는 인터뷰에서 탈락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나, 난 선발되지 않아서 모르겠다. 05월 16일 홈페이지에 정식으로 최종 발표가 났다.



나의 시작은 OPEN공모전이었다. O'PEN은 공모전 중에서도 인기 많기로 유명한 공모전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당선되고 싶었던 공모전이기도 하다.


내가 O'PEN에 끌렸던 이유는 2가지였다.


1) 작가육성 프로그램: 다른 드라마 공모전은 당선 시 "상금 + 현장투입" 느낌이라면 O'PEN은 "무료작가육성프로그램 + 취업도우미" 같은 느낌이었다. 당선도 중요했지만, 난 조금 더 체계적으로 드라마를 집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고, 아카데미에 다니지 않고도 (비용절감) 공모전을 통해 이러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에이전시의 대해 1도 모르는 나에게, 비즈매칭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2) 많은 당선자 수: 공모전은 결국 숫자게임이다. 보통 공모전은 수상부문이 적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기도 한다. 이에 비해 O'PEN은 많이 뽑는다. 2023년 단막 15명, 시리즈 11명이 당선되었다. 1/N은 버겁지만 11/N은 조금 덜 버겁기에, 이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O'PEN의 단점도 장점만큼 뚜렷하다. 다른 공모전과 달리, O'PEN 공모전은 1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식으로 진행된다. 최종심 때 O'PEN에서 주최하는 스케줄에 성실이 임할 것을 전제로 당선이 되는데, 일주일에 2~3회 프로그램이 짜여있다고 한다.


그렇다. 직장인들은 소화하기 불가능한 스케줄이다. 그 소리 즉슨 일을 포기해야 하는데... 아무리 상금이 1천만 원이라 한 듯, 1년으로 나누면 한 달 남짓 100만 원이 안 되는 금액. 정말 돈을 많이 모아 뒀거나, 진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작가로 전환할 마음이 아니라면, O'PEN에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작가로 직업을 전환하기로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O'PEN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 나 또한 당선이 된다면 일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래서 당선이 안 됐나 보다... 일 그만두면 안 되니까...)


#2 기본의 충실한 SBS

SBS 드라마 공모전 (2023 기준 1.18 ~ 2023 1.31 접수)

1월 중순까지 말까지 모집하며, 기성, 신인 작가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드라마 단편시리즈와 장편시리즈에 응모할 수 있다.


응모형태

단편은 2부작, 기획안 (A4 2매 내외), 대본 2회분 (70분 편성 기준, 회당 A4 25매 내외)

장편은 8~16부작, 기획안 (A4 20매 내외), 대본 2회분 (70분 편성 기준, 회당 A4 25매 내외)


수상 혜택

2023년 기준, 부문별 각 1명, 최우수상 (5000만 원), 우수상 (3000만 원), 가작 (1500만 원) 상금 및 창작지원금 1억 원이 지원된다.


수상발표

2023년 총 1627편이 접수되었다고 공식 발표되었고, 4월 19일 당선 대상자들에게 개별 연락이 갔다.



기획안 10매 내외였던 O'PEN과 달리 기획안 분량이 20매 내외였기 때문에, 기획안을 수정한 뒤 응모했다. 대본은 약간의 수정을 마친 뒤, O'PEN에 제출했던 대본 그대로 사용했다.


#3 추가 대본을 염두하게 하는 MBC

MBC 드라마 공모전 (2023년 기준 4.10 ~ 4.17 접수)

4월 초에서 4월 중순까지 모집하며, 드라마 단편시리즈와 장편시리즈에 응모할 수 있다. 기성, 신인 작가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응모형태

단편은 회당 70분 x 2부작, 기획안 (A4 10매 내외), 회당 A4 35매 내외 대본 1,2부

장편는 회당 70분 x 8~16부작, 기획안 (A4 20매 내외), 회당 A4 35매 내외 대본 1,2

*장편시리즈 부문 경우 최종심 진출 시 3,4부 대본 추가 제출이 필요하다.


수상/해택

2023년 기준, 부문별 최우수상 각 1명. 단편시리즈 최우수상 (2000만 원), 우수상 (1000만 원) 그리고 장편시리즈 최우수상 (3000만 원), 우수상 (2000만 원) 상금이 지급된다. 심사결과의 따라 시상내용은 변경될 수 있다. 또한 당선작 추가 개발 결과에 따라 편성 검토가 가능하며, MBC 작업실 및 매월 작품 개별을 위한 창작금이 지급된다.


수상발표

2023년 6월 15일쯤 최종심사대상작 통보를 하였고, 8월 말 당선작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최종심에 들 경우, 추가 대본 3,4를 제출할 시간으로 1달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얼핏 읽었었다. 그 당시에도 병행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1달 안에 두 개의 대본을 완성하는 것을 불가능해 보였기에 미리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결정 덕분에, 내가 6월 초 예상에도 없던 KT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었다.


#4 예상치 못한 공모전 그리고 포맷의 난간 KBS

KBSX몬스터유니온 드라마 공모전 (장편) (2023년 기준 4.24 ~ 5.8 접수)

KBS가 이번 공사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장편공모전을 열었다. 기성, 신인 작가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KBS는 지난 몇 년 사이 장편 공모전을 진행하지 않았기에, 이번 년 이후 지속적으로 계최될지 모르겠다. 2023년 단편/2부작 극본공모전은 7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응모형태

장편는 시놉시스 (A4 10~20매 내외) - 기획의도, 등장인물, 결말까지 회별 줄거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함., 대본 (회당 A4 30~35매 대본 1,2부

*응모 편수는 1인 2작품으로 제한된다.


수상/해택

2023년 기준, 최우수상, 우수작, 가작. 최우수상은 (1억 원), 우수작 (3000만 원), 가작 (1000만 원)은 상금이 지급된다. 당선작 유무와 편수는 변경 가능하며, 선정될 시 보완을 걸쳐 미니시리즈로 추진이 가능하고 당선된 작가는 기획개발 및 제작 작업에 참여해야 한다.


수상발표

2023년 대략 6월 중-7월 초에 최종심사대상작 통보가 예정되어 있으며, 8월 중 홈페이지 최종심사대상작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KBS는 오랜 기간 장편 공모전을 진행하지 않았기에, 내가 응모를 계획한 공모전은 아니었다. 웹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공모사항 관련된 디테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였고, 내가 조금 더 꼼꼼하게 확인했었어야 했지만 아이를 간호하느라 온 체력을 다 소모해 버린 상태여서 MBC포맷 그대로 제출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기획안에는 KBS에서 요구되는 회별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의도치 않게 제출하지 마자 탈락... 한 것 같다.


#5 난이도 별5섯, 필요한 대본이 4개. KT공모전

KT 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 (2023년 기준 5.1~6.15 접수)

5월 초에서 6월 중순까지 모집하며, 드라마 장편시리즈에 응모할 수 있다. 기성, 신인 작가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단독 집필물은 물론, 공동집필작도 지원이 가능하며 제작사가 접수하는 경우 회사명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응모형태

장편 회당 45분 이상 X 10부작 이상 시리즈 극본 4회분 (1회당 A4 35매 이내) TV드라마/OTT 시리즈 모두 가능


수상/해택

2023년 기준, 대상 1편, 우수상 2편. 대상 (1억 원), 우수상 (각 3000만 원). 심사결과에 따라 수상작이 없거나 축소 선정가능.


수상발표

9월 중순 최종심 대상작 (수상작 3 배수) 지원자에게 개별연락이 갈 예정이며, 인터뷰 진행 및 필로그래피 자료 요청 가능. 최종 수상자에게는 10월쯤 연락이 갈 예정이다.



MBC공모전을 준비하며 3,4편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지원이 가능했다. 6월 12일까지 4편을 완성했고, 13일 새벽까지 수정하다 제출했다.




5개의 공모전을 제출하고 난 다음 나의 심정은?


솔직히 내가 이 많은 분량의 글을 썼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면 되는구나. 해냈구나' 뿌듯하다가도 나 자신을 극한까지 몰고 가는 나의 모습이 꾀나 억척스럽게 느껴진다.


예정대로였다면 JTBC (11월 예정) 공모전이 이번 년 나의 마지막 공모전이었겠지만, 현재로서 롯데 크리에이트 공모전도 지원 가능 할 것 같아 도전해 볼 예정이다. (KBS 공모전에 쓰지 못한 회별 줄거리를 여기서 쓰게 되겠군...)


비록 응모하는 공모전마다 탈락하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작가님..."


조금 가까운 미래,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어김없이 김칫국 한 사발에 글을 써 내려가 본다.





작가의 이전글 1년차_0609 이번 주부터 출근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