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책임을 어떻게 배우나

by 책엄마의 생각부엌



엄마가 되고 알았다. 아이가 그냥 자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영아기에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기저귀 갈아줘야 하며, 유아기로 접아들면 대소변 가리는 것부터 한글을 깨치는 것까지 백지상태로 태어난 아이에게 부모가 한 땀 한 땀 가르쳐야 된다는 것을. 아이가 평범한 그 나이에 맞춰서 자라는 것에 엄마의 수많은 손길에 있었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몸소 알게 되었다.


아이가 육체적으로 자라는 것은 눈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신이 자라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나? 내면이 강하고 독립적인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그 답을 '책임감'에서 찾았다.


이번 편에서는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인 포스터 클라인과 미국 최고의 자녀교육 전문가 짐페이가 쓴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를 통해 '부모가 책임감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 봐야 말로는 절대 가르칠 수 없다. 아이에게 책임지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책임감 있는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아이의 사정을 헤아리지만 직접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아이를 믿는 부모의 모습에서 아이는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이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자기가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은 어려운 일을 성취해 내면서 생기는 것이지, 옆에서 대신 해결해 주거나 아이에게 늘 칭찬만 해준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허울뿐인 칭찬은 어떤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힘든 일을 스스로 해냈을 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따라서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 책임감을 기르는 첫 단추라고 하겠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 문제의 해결책은 자신에게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에 끼어들어 화를 내거나 해결해 주면 아이의 문제는 곧 부모의 문제가 되어 버린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문제가 되면서 아이는 더 이상 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게 된다. 당장 내일 해가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아이가 하고 있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잔소리를 하게 되면 아이는 이미 자신에 행동에 대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가 자신이 잘못한 행동의 결과를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교훈을 얻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아이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로 두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 중 부모를 대하는 태도(거친 말투, 말대꾸 등), 집안일을 하는 태도,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일, 사람들 앞에서 버릇없이 구는 일은 부모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기본적인 가족생활의 예의이기 때문에 부모가 가정교육을 시켜야 하는 영역이다. 아이의 문제와 부모의 문제를 적절하게 구분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 하겠다.






아이들이 잘못을 한 후 그것을 확실한 교훈을 배우게 하려면 부모의 슬픔과 공감을 보여줘야 한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아이에게 공감을 보인 다음 문제의 결과를 아이의 손에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화를 내고 벌을 주게 되면 아이는 반항심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 잘못에 대해 자신이 벌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교훈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된다. 하지만 부모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문제에 반응을 하면 아이는 부모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반성하게 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해야 할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그래도 괜찮다'는 것이어야 한다.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과 함께 너의 문제 행동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아이를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는 자신의 문제 행동의 결과로 어떤 책임을 지게 되겠지만 부모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굳게 믿는다는 말을 통해 '그래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아이가 행동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하며 자신의 행동과 책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아이에게 걸음마를 가르칠 때처럼 아이는 넘어지고 넘어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넘어짐 끝에 어느 날 아이는 스스로 걷게 될 것이다. 스스로 걸었을 때 함께 기뻐했던 모습을 떠올려 보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책임감도 수많은 실패 끝에 키워지는 것이지 부모의 잔소리로 키울 수 없는 영역이다.


책임감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로 두기, 문제에 대해 슬픔과 안타까움 표현하기, 그리고 여전히 부모는 너를 사랑하고 믿는다는 메시지 전달하기'로 요약할 수 있겠다.


아이를 키울수록 부모의 역할이 무거워지고 심리적 난이도가 높아진다.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는 걷는 것부터 대소변 가리는 것까지 이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중압감과 밥 먹을 여유도 없이 말 안 통하는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체력적 피곤함이 나를 힘들게 하였다.


육아의 시간을 보내고 교육의 시간이 되었을 때조차 관성에 이끌려하던 대로 대부분의 부모들은 어린아이 키우듯 아이를 키우게 된다. 지금까지는 그 방법으로 아이를 잘 키워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고 넘어지지 않게 미리 방법을 알려주고 넘어지더라도 일으켜 세워준다.


하지만 교육의 시기로 넘어가면 부모의 역할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교육의 시기에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내면의 힘을 키워갈 수 있게 실패의 기회를 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다.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아이에게 강해질 기회를 빼앗지 말자.


대신 부모는 지난 10년 동안의 관심 중 절반 정도를 덜어서 부모 자신의 내면을 채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는 방법, 인내하는 방법, 사랑을 전하는 방법, 대화하는 방법, 불안감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아이와 적절한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부모의 내면도 아이와 함께 성숙해지는 시간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부모의 마음은 흔들린다.

흔들린다는 것은 옳은 방향을 잡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많이 흔들리고 또 흔들리며 부모도 책임감을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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