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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오 Mar 13. 2024

디오고 달롯, 네빌이 보증하는 맨유의 미래

3월 3일 맨시티전 1대3 역전패 이전까지 맨유는 5승 1패를 달리며 부진했던 전반기를 지나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여전히 힘겨운 경기를 펼쳤지만 어떻게든 승리를 해내며 승점을 따냈다.


맨유가 상승세를 타면서 신예 선수들이 조명받았다. 6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라스무스 호일룬, 측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 가르나초, 맨유와 잉글랜드의 중원을 책임질 미래로 평가받는 코비 마이누까지.


하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 외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몫을 다해낸 선수가 있다. 오랜 시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그는 23/24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드디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23/24 시즌 올드트래포드의 오른쪽 측면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디오고 달롯을 소개한다.




선수 소개


큰 기대를 받으며 맨유에 입단한 디오고 달롯 / 출처 - 달롯 개인 sns


디오고 달롯은 1999년생, 183cm에 76kg의 포르투갈 국적을 가진 수비수이다. 주로 오른쪽 풀백 포지션에 위치하지만 유사시 왼쪽 풀백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


달롯은 2008년 포르투갈 빅클럽인 FC 포르투의 유소년팀에 합류하며 프로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 순조롭게 단계를 밟아 성장한 달롯은 2017년 1월 포르투 B팀에 모습을 드러냈고, 10월에는 1군으로 올라와 본격적인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프로 시즌인 17/18 시즌 7경기에 출전, 1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인 달롯은 시즌 종료 후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는 장기적으로 팀의 오른쪽 풀백을 책임질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고, 당시 20세가 채 되지 않은 달롯에게 맨유는 2200만 유로(약 320억 원)를 지불하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큰 기대를 받으며 입성한 프리미어리그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프리미어리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18/19 시즌 23경기, 19/20 시즌 11경기 출전에 그친 달롯은 20/21 시즌 AC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다. 달롯에게는 정기적인 출전 기회와 성인 무대에서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20/21 시즌 AC 밀란 소속으로 33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달롯은 맨유로 돌아온 21/22 시즌, 22/23 시즌 각각 30경기, 42경기에 출전했다. 확고한 주전을 꿰찬 것은 아니었지만, 30경기 이상씩을 소화하며 주축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 잡았다.


달롯은 23/24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36경기에 출전하며 부상에 어려움을 겪던 아론 완-비사카를 제치고 주전을 차지했다. 수년간 완-비사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주전 경쟁을 해왔지만 23/24 시즌을 계기로 경쟁에서 앞서나간 모양새다.




달롯의 23/24 시즌


그동안 달롯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그 기대감을 실제 활약으로 뒤바꾸는 데에는 실패해 왔다. 매 시즌 30경기 이상 출전하며 무난한 기여도를 보였지만, 특출 난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23/24 시즌, 달롯은 어떤 장점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을까. 그가 보이고 있는 퍼포먼스를 조명해 보자.


인버티드 풀백으로서의 변화


풀백은 수비수이지만 측면에서 윙어의 공격을 돕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리는 등 공격 작업에서도 비중이 상당하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포지션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그라운드 안에서 풀백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현대 축구가 발전함에 따라 풀백의 역할도 점점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인버티드 풀백’이라는 역할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측면 공격에 치중하던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좀 더 중앙에 위치하며, 빌드업 과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달롯의 프리미어리그 기준 22/23 시즌과 23/24 시즌 활동 히트맵과 주요 패스 루트 / 출처 - 디 애슬레틱


위 히트맵은 달롯의 프리미어리그 기준 22/23 시즌과 23/24 시즌 활동 히트맵과 주요 패스 루트를 나타낸다. 22/23 시즌에 비해 23/24 시즌 그가 보다 중앙 지향적이고 전진된 위치에서 활동하며 이전과는 달리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달롯은 이런 전술적 변화에 무난히 적응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통계 전문 업체 fbref.com에 따르면, 23/24 시즌 기준 달롯은 브루노 페르난데스 (206회)를 제외하면 이번 시즌 맨유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레시브 패스'(공을 상대 골대나 페널티 지역 방향으로 최소 5M 이상 전진 시키는 패스)를 기록했다. (82회)


달롯의 변화는 단순 패스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23/24 시즌 기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105회)와 마커스 래쉬포드(76회)에 이어 3번째로 많은(36회) ‘프로그래시브 캐리’(을 상대 골대나 페널티 지역 방향으로 최소 5M 이상 운반)를 기록하며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팀의 공격 작업에 영향력을 끼쳤다.




뒷공간 커버


그의 스피드는 맨유 수비진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 출처 - 달롯 개인 sns


달롯의 빠른 스피드는 언제나 그의 든든한 무기였지만,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고 노쇠화 기미가 보이는 23/24 시즌의 맨유에서는 더욱 특별하다.


맨유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라인을 올려 적극적으로 볼을 탈취한다. 하지만 그만큼 수비 라인을 올리기 때문에 반대로 상대의 역습을 얻어맞을 확률도 높다.


더구나 맨유는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에 라파엘 바란, 해리 매과이어, 카세미루 등 스피드가 느린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역습에 취약한 선수 구성에서 달롯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달롯은 23/24 시즌 최고 시속 35.6km로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빠른 스피드를 보여줬다.


이는 유럽 정상급 풀백으로 평가받는 바이에른 뮌헨의 알폰소 데이비스(시속 36.02km)와 레버쿠젠의 제레미 프림퐁(35.96km)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속도이다. 달롯은 자신의 스피드를 이용해 빠르게 공간을 커버하며 맨유 수비진을 역습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맨유의 느린 수비진은 상대의 카운터 어택에 무방비로 찢겼을 것이다. 




2028년 여름까지 맨유와 장기 재계약을 맺은 달롯 / 출처 - 달롯 개인 sns


22/23 시즌 종료 후 달롯은 2028년까지 맨유와 장기 재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커리어를 다시 한번 맨유에 맡겼다.


맨유의 레전드이자 커리어 내내 맨유의 오른쪽 풀백 포지션을 든든하게 지켰던 게리 네빌은 2024년 2월 맨유와의 인터뷰 중 달롯을 두고 “그는 풀백 기준 큰 키와 파워를 갖췄다. 그러면서도 볼을 잘 다룬다. 절대 나쁜 선수가 아니다. 나는 그가 정말 수비를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네빌은 이어 “맨유에는 일관된 수비 조합이 필요하다. 나는 수년간 일관된 수비 조합과 함께하며 그들과 끈끈한 조직력을 갖출 수 있었다. 달롯이 세계 최고일까? 아니다. 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일까? 이미 좋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더 나아가 최고의 풀백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며 달롯이 맨유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빌이 클럽의 미래로 낙점한 디오고 달롯 / 출처 - 달롯 개인 sns


데뷔 시즌과 AC 밀란 임대 시절을 제외한 커리어의 대부분을 올드트래포드에서 보낸 달롯은 어느새 맨유에서만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그의 나이는 불과 24살이다. 그가 클럽 레전드인 게리 네빌처럼 오래오래 올드트래포드의 오른쪽 측면을 지킬 수 있을까? 적어도 네빌은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달롯은 여러분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기회를 줘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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