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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오 Mar 08. 2024

라스무스 회이룬, 서서히 깨어나는 덴마크 폭격기

23/24 시즌을 앞두고 올드트래포드에 입성한 라스무스 호일룬 / 출처 - 호일룬 개인 sns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의 빨간 유니폼을 입었을 때, 그는 시작부터 세계 최고의 공격수와 비교되며 부담감을 짊어져야 했다.


큰 키와 빠른 스피드, 왼발잡이라는 특성과 북유럽 국가의 국적과도 같은 공통점, 그리고 두 클럽의 라이벌리까지, 본인은 원하지 않았겠지만, 호일룬은 자연스럽게 맨시티의 엘링 홀란드의 이름을 불러냈고, 이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는 21세 공격수에겐 너무나도 큰 짐이었다.


맨유 이적 직후 부상으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은 호일룬은 한동안 무득점의 늪에 빠지며 그에게 걸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연이은 득점으로 맨유의 가장 날카로운 창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가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호일룬의 부진했던 이유를 알아보자.




호일룬의 장점


https://brunch.co.kr/@07bf8b7490bf4fa/33


그가 맨유로 이적했을 당시 작성했던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호일룬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었다.


세리에 A에서 가능성을 보이던 호일룬 / 출처 - 호일룬 개인 sns


맨유 이적 직전 시즌인 22/23 시즌 세리에 A에서 호일룬은 자신에게 주어진 9.5골의 기대 득점 기회에서 9골을 뽑아냈다. 90분당으로 환산하면 0.47의 기대 득점 중 0.44의 실제 득점을 기록하며 주어진 기회를 꾸준히 살리는 결정력을 보였다.


같은 북유럽 국적, 왼발잡이에 빠른 스피드를 갖춘 장신 공격수라는 점애서 호일룬은 종종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엘링 홀란드와 비교되곤 했다. 물론 이미 세계 정상급 공격수인 홀란드와 호일룬은 실력이나 위상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호일룬도 홀란드보다 나은 장점을 하나 갖고 있다. 그는 홀란드보다 다양한 슈팅 옵션을 갖고 있다.


22/23 시즌 홀란드는 전체 슈팅의 67%를 주발인 왼발 슈팅으로 가져갔다. 반면 호일룬은 51%만을 왼발 슈팅으로 가져가며 주발 외에도 다양한 슈팅 옵션을 가져갔다. 당연히 리그 수준 등 다른 환경에서 만들어진 통계였지만 회이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통계라는 사실은 변치 않았다.




그가 부진했던 이유


부상으로 인한 부족했던 준비 기간


호일룬은 맨유 이적 전 당했던 부상으로 인해 프리시즌을 날렸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까지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호일룬은 리그 3라운드까지 결장하며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본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오프 더 볼 움직임과 스프린트에 강점이 있던 호일룬과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하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의 전술은 좋은 궁합을 보일 것으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격렬하고 빠른 템포의 프리미어리그는 프리시즌을 날린 호일룬에게 녹록지 않았다.


호일룬의 23/24 시즌 압박 프리미어리그 기준 히트맵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그럼에도 호일룬은 많은 활동량과 전방 압박을 소화하며 체력을 갈아 넣었다. 위 데이터는 호일룬의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압박 히트맵이다. 호일룬이 센터 서클 부근에서부터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져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와 그럼에도 수행해야 했던 많은 활동량은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했던 어린 공격수에게 큰 역경이었다. 그에겐 최상의 몸상태로 돌아갈 시간이 필요했다.




부족했던 동료들의 지원


다소 힘겨웠던 전술적 역할 외에도 부족했던 동료들의 도움은 호일룬의 어깨를 짓눌렀다. 사실 호일룬이 부진에는 빈약한 동료들의 도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먼저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호일룬에게 두 번 이상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준 선수는 마커스 래쉬포드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단 두 명(각 4회)에 불과했다.


리그 전체 기준으로도 호일룬 - 래쉬포드, 호일룬 - 페르난데스 조합은 특출 나지 않았다. 두 조합보다 뛰어난 호흡을 보인 조합은 93개나 있었다. 1위를 차지한 조합은 누녜즈 - 모하메드 살라 조합으로, 살라는 무려 19회의 득점 기회를 누녜즈에게 제공했다.


93개의 조합 중 5개가 맨유의 조합이었다는 점은 호일룬이 맨유의 다른 공격진보다 적은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점을 나타낸다.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제공받은 오픈 플레이 패스의 기대 득점 수치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위 데이터는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제공받은 오픈 플레이 패스의 기대 득점 수치이다. 호일룬이 받은 패스의 기대 득점 수치는 1.3점에 불과했다. 같은 데이터에서 아스톤 빌라의 풀백인 맷 캐시의 기대 득점 수치가 1.9점이라는 사실, 호일룬이 해당 데이터에서 공동 93위라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지원을 받고 있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적응 기간을 지나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호일룬 / 출처 - 호일룬 개인 sns


호일룬은 프리미어리그 기준 900분 이상 플레이하고, 25개 이상의 슈팅을 날린 공격수 중 슈팅 횟수에서 72위에(경기당 1.7회) 그쳤다. 하지만 슈팅당 기대 득점에서는 0.21로 3위를 기록, 그의 결정력은 부족한 기회 속에서도 높은 순도를 자랑했다.


호일룬은 최근 6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반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시즌이 흘러갈수록 그는 팀에 녹아들며 올드트래포드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6위에 위치해 있다. 올 시즌 맨유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까지는 8점 차로 아직 갈길이 멀다. 맨유의 순위 상승에는 호일룬의 활약이 절실하다. 호일룬의 발 끝에 맨유의 희망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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