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모니터링
초막골생태공원 봉사자들이 여름식물상조사를 위해 모였다.
조사구간은 지난번 초본을 조사하던 곳과 같은 장소였다. 초막골생태공원 전망대언덕, 하천생태원, 텃밭정원 3곳이었고 각 장소마다 두 군데에서 방형구를 정해 모니터링을 했다.
방형구는 전에 말했던 것이랑 같은 방법이었다. 사방 2m에 말뚝을 박고 줄을 엮어 구역을 확정했다. 그리고 그 안에 자라는 식물들을 관찰했다.
첫 번째 찾은 곳은 전망대 언덕이다.
이곳을 처음 찾은 날은 바람 불고 추운 날이었다. 풀들이 이제 머리를 내밀고 있던 때였다. 그중 할미꽃이 활짝 펴 있어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각시붓꽃이 무더기로 피어 우리를 반겨주었다. 지난 초본 조사 때는 각시붓꽃의 어린잎도 우리는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무더기로 피어 있다니, 모니터링을 한다고 꼼꼼히 살폈는데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디에 꽁꽁 숨어 있다가 나온 건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풀들이 부쩍 자라 그 모습이 많이 변했고, 전에는 알 수 없던 풀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볼펜 뚜껑만 하던 장대풀은 내 허리만큼이나 자라 어릴 때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배 말이 이럴 땐 땅 쪽에 가깝게 있는 잎을 보면 알아보기 쉽단다. 과연 그 말이 맞았다. 어릴 때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주름잎풀은 꽃대를 올렸는데 털이 부숭숭해서 딴 풀처럼 보였다.
엉겅퀴는 내 발뚝만 하게 자랐고 만져보다가 가시에 찔려 깜짝 놀랐다. 전에 관찰할 때는 엉겅퀴라고만 여겼는데 사실 가시엉겅퀴였다는 걸 알았다.
나도점나물은 녹색 잎이 누렇게 변해 벌써 사그라져가고 있었고, 냉이와 뽀리뱅이, 지칭개는 꽃대를 높이 올리고 잎은 벌써 나이 든 태를 보였다.
지난번 조사 때 기름나물인지 사상자인지 특정하지 못한 풀이 있었다. 선배들은 단박에 내 종아리까지 올라온 풀을 보고 사상자였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하천생태원은 지난번은 쇠뜨기가 많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질경이가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3기 봉사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살갈퀴였다. 덩굴로 뻗어나가는 모습이며 작은 잎, 붉은 자줏빛 꽃에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좀 더 걸으니 살갈퀴와 비슷한 꽃인데 연한 보랏빛 꽃이 보였다. 가는살갈퀴란다.
우리들이 관심을 보이자, 선배가 숙제를 내주었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 갈퀴나물을 비교해 알아오라는 것이다.
살갈퀴, 가는살갈퀴, 갈퀴덩굴은 모두 피자식물문이고 쌍떡잎식물강이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는 장미목 콩과이고 갈퀴덩굴은 용담목, 꼭두서니과이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는 묶어서 알아보고 갈퀴덩굴은 따라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는 콩과이니 우선 콩과 식물의 특징을 살펴보고 시작해야겠다. 콩과는 꽃받침이 5개 꽃잎 수도 5개, 수술은 9+1개다. 암술은 1개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의 공통점은 우선 두 해를 사는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 풀이라는 것이다.
원줄기의 단면이 사각형이고 줄기에 털이 있다. 한뿌리에서 줄기가 여러 개 올라와 다발을 이룬다.
잎은 어긋나며 짝수로 깃모양으로 마주 보며 나는 짝수깃모양겹잎이다. 한 줄기에 3~7쌍의 타원형의 작은 잎이 달린다.
살갈퀴와 가는살갈퀴 잎의 차이점은 가는살갈퀴가 살갈퀴보다 가늘다는 거다.
살갈퀴는 잎이 오목한데, 가는 살갈퀴는 잎의 폭이 좁고 오목하지 않다. 그리고 잎의 수도 가는살갈퀴가 적어 한 줄기에 3~6쌍의 잎이 달린다.
마지막 작은 잎은 덩굴로 변화되는데 가는살갈퀴는 하나의 덩쿨손으로 살갈퀴는 세 개의 덩쿨손을 가진다.
꽃은 꽃잎이 5갈래로 나뉜 통꽃이다. 4~5월경에 잎겨드랑이에서 한두 개씩 달려 핀다. 꽃자루가 짧아 잎겨드랑이에 딱 붙어 나는 것처럼 보인다.
꽃의 크기에서조차 가는살갈퀴는 살갈퀴보다 작다. 살갈퀴가 1cm 정도라면 가는살갈퀴는 2~4mm 정도이다.
열매는 꼬투리열매이고 콩열매로 편편하고 털이 없다. 익으면 봉숭아처럼 깍지가 터져 속에 있던 검은색 씨앗 8~10개가 튀어나온다.
열매 크기는 반전이다. 살갈퀴보다 가는살갈퀴 열매가 조금 더 크단다.
갈퀴덩굴은 살갈퀴나 가는살갈퀴와는 다르게 꼭두서니과이다.
꼭두서니과의 특징은 꽃받침이 4~5개, 꽃잎의 수도 4~5, 수술의 수 역시 4~5개다. 암술은 2개다.
갈퀴덩굴도 두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줄기가 네모지고 가시털이 많다. 다른 물체를 붙잡는데 아주 좋다.
잎은 줄기의 마디에 6~8개씩 돌려나고 잎자루는 없다. 모양은 버드나무잎 같은 바소꼴인데 길이는 1~3cm, 너비는 1.5~4mm다.
꽃은 5~6월에 피고 역시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꽃대에서 작은 꽃자루가 자라나며 작은 꽃자루에서 꽃이 피는 취산꽃차례다.
취산꽃차례는 총상차례랑 비슷하다. 하지만 취산꽃차례는 유한꽃차례로 위에서 밑으로 혹은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꽃이 피어난다.
총상차례인 무한꽃차례는 밑에서 위로, 혹은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꽃을 피우는 꽃차례를 말한다.
수술은 4개이고 작은 꽃대에는 꽃받침 밑에 마디가 있다.
꼭두서니과인 갈퀴덩굴은 암술대가 두 개다. 씨방이 2개여서 열매도 2개가 함께 붙어 매달리다. 반타원형 모양의 열매는 갈고리 같은 딱딱한 털로 덮여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달라붙는다.
모니터링 다닐 때는 식물들을 보는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모니터링이 끝나고 정리하는 시간은 참 힘들고 시간도 더디 간다. 꾹 참고 하는 이유는 나중에 다시 만나도 반갑게 인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이 살갈퀴, 가는살갈퀴, 갈퀴덩굴에게도 전해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