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37도를 오르내리는 이 더위에 우리는 굵은줄나비의 한살이를 그려보았다
이걸 그려보자고 제안한 사람은 나였다.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 있으니 더위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래서 뭘 그릴까 고민하다가 턱없이 굵은줄나비의 한살이를 그려보자고 한 거다.
이번 주 초막골생태공원 봉사 때 일본조팝나무에서 굵은줄나비를 만났다. 그날도 더운 날씨였지만 반가워 뙤약볕에 멈춰서 사진을 찍어댔다. 그러다가 굵은줄나비 번데기까지 보게 됐다.
절로 탄성이 나왔다. 굵은줄나비 번데기는 마치 금빛옷을 입을 것처럼 보였다. 햇빛에서 보니까 그 빛이 더 반짝였다.
굵은줄나비 애벌레도 분명 있을 텐데, 우리는 한참 일본조팝나무를 뒤적였다.
그리고 가지에 딱 붙어 있는 애벌레를 만났다. 그런데 애벌레가 너무 무섭게 생겨 놀랐다. 뾰족뾰족한 가시 같은 걸 몸에 두르고, 누구든지 오면 찔러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굵은줄나비는 펼칠 때와 날개를 접고 있을 때 날개 무늬가 많이 다르다. 마치 다른 나비 같다.
날개를 펼치면 검은색에 굵은 흰 줄이 있다. 날개를 접으면 흰색과 다갈색의 날개 무늬를 가지고 있다.
내가 그린 그림에서 번데기를 너무 크게 그렸다. 번데기는 애벌레 크기의 반만하다. 애벌레 때는 실컷 먹어 몸을 키우고 번데기 안에 들어갈 때는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한다.
그런데 번데기를 만났을 때 놀라움이 커서 자세히 그리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크기가 커졌다. ㅎㅎ
굵은줄나비와 번데기, 애벌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는 행운을 그려보자고 했는데 더운 날씨에 너무 무리였다.
말은 굵은줄나비의 한살이지만, 우리가 그려야 할 종류는 4가지나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틀에 걸쳐서 굵은줄나비의 한살이를 완성했다.
그렇다면 모임의 다른 분들은 어땠을까?
미루나무님은 나보다 먼저 그려서 단체방에 올리고 히어리님은 나보다 조금 늦게 올리셨다.
무더위도 우리를 막을 순 없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