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이번 주에는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이름만큼이나 그 생김새가 비슷하다. 자라는 곳도 비슷하여 헷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모두 마디풀목에 마디풀과 여뀌 속이다.
마디풀과를 알아보는 방법은 우선 마디가 통통한 초본이라는 거다. 잎은 줄기 마디마다 어긋나 붙는 호생엽이다. 또한 탁엽이 줄기를 얇은 막처럼 감싸는데 이 모습을 가진 잎을 초상탁엽이라고 한다.
그럼 탁엽이란 무엇일까? 잎자루 밑에 붙은 작은 잎인데 눈이나 잎이 어릴 때 이들을 보호하는 구실을 하는 잎을 말한다.
꽃잎과 꽃받침의 구별이 안 되는 걸 가리킬 때 화피편이라고 하는데 마디풀도 이런 화피편을 갖고 있다.
마디풀과는 두 종류의 꽃모양이 있다.
첫째가 꽃받침 3개이거나 3개에 3개를 더한 경우. 꽃은 없고 수술은 3~9개. 암술은 3개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둘째는 꽃받침이 5개, 꽃은 없고, 수술이 5~8개, 암술이 3개이거나 없을 수 있기도 하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모두 우리나라 어디에나 살고 있고 덩굴성 한해살이 풀이다. 길이는 1~2m 정도 자란다.
잎을 언뜻 보면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이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며 조금 다르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모두 잎이 길고 삼각형이다. 잎의 끝은 뾰족하고 잎줄기 쪽이 심장의 모습을 한다. 여기서 차이가 있다.
며느리밑씻개는 심장 모양의 굴곡이 크고 며느리배꼽은 심장 모양이 두드러지지 않으면 잎의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이 있다.
잎의 뒷면을 보면 며느리밑씻개는 녹색이지만 며느리배꼽은 흰빛을 띤다.
또한 잎과 줄기가 연결되는 부분을 보면 확실히 구별할 수 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의 끝자리에 줄기가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 잎사귀들의 모습이다.
며느리배꼽은 다르다. 잎의 가장자리가 아니라 잎의 안쪽으로 더 들어간 자리에서 줄기가 연결되었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의 꽃 피는 시기가 7~8월 같다.
똑같이 줄기나 가지의 꼭대기, 또는 잎 겨드랑이에서 꽃이 난다.
다른 점은 꽃모양과 색깔이다.
며느리밑씻개는 꽃이 모여 나는 두상이다. 꽃 색깔은 연한 홍색이다.
며느리배꼽은 이삭처럼 매달려 나는 이삭꽃차례고 꽃의 밑부분을 접시같이 생긴 잎이 받치고 있다. 꽃받침은 연녹색이고 5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없다.
열매 맺히는 시기도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똑같이 8~9월에 맺힌다.
며느리밑씻개 열매는 둥글지만 약간 세모지고 끝이 뾰족하다. 꽃받침에 싸여 있고 검게 익어 광택이 있다.
며느리배꼽은 달걀모양이고 검은빛에 가깝고 윤기가 흐른다. 꽃받침에 싸여 있다.
줄기는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의 줄기에는 가시가 있다. 가시는 낚시 바늘처럼 아래를 향하고 있다.
다른 물체를 걸고 자라 오르기 좋다.
비교해서 같이 그려보니까,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은 이름에서 말해주고 있듯 며느리와 얽힌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며느리가 미워서 가시가 많은 식물을 밑씻개로 주었고, 울퉁불퉁 나온 열매모습을 며느리의 배꼽이라며 얕잡아보았다는 이야기들이다.
새로 들어온 사람, 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렵다.
아니, 관성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건 불편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바람을 일의 키고 사건을 만든다. 그래서 즐겁고 기대하게 되는 것을
며느리밑씻개나 며느리배꼽의 줄기 가시는 다른 물체를 걸고 자라 오르려고 아래를 향해 있다.
그걸 꺾고 훑으려 하면 손에 찔린다. 내 어깨와 머리에 타고 오르게 두면 찔릴 일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