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박이세줄나비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아래에서부터 왼쪽 아래 나뭇잎에 알, 오른쪽 가지에 걸쳐 있는 애벌레, 왼쪽 가지에 매달고 있는 번데기, 오른쪽 날개접은 성충, 왼쪽 날개를 펼치고 있는 성충



이번에 만나 그린 그림은 별박이세줄나비다.

지리산을 가기로 한 우리들의 약속은 아쉽지만 뒤로 미뤄졌다. 다시 날짜는 잡지 못하고 나중에 가자고만 했다. 차를 4시간 넘게 타야 하는 장거리 여행이 아무래도 무리였다.

대신 우리는 만나서 그림을 그렸다.


지난번 굵은줄나비 한살이를 그리자고 제안하고 나는 후회를 많이 했다. 이 무더위에 왜 한살이까지 그리자고 했을까? 번데기만 그리자고 할걸.

그런데 히어리님은 내친침에 구별이 잘 되지 않는 나비들의 한살이를 그려보자 한다. 이번 주에는 별박이세줄나비의 한살이를 그리잔다.

허걱이다.


해보자 하면 턱없이 하는 게 우리다. 쓰윽싹싹 우리는 스케치를 시작했다.

지난번 굵은줄나비의 한살이를 그려봐서인지 그래도 이번에는 그리기가 훨씬 수월했다.


알은 사실 깨알보다도 작다. 그림으로 표현하려니까 많이 커졌다. 흰색인데 접사 해서 사진을 찍으면 수정구슬 같다. 구슬에 솜털 같은 게 있다.

애벌레는 가지색과 비슷한 갈색이다. 온몸이 가시 같은 게 뾰족뾰족 나와 있고 반짝이를 뿌려놓은 듯하다.

번데기는 철갑을 방패처럼 두른 듯하다. 그 안에는 아주 섬세한 줄무늬가 있어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별박이세줄나비 성충은 날개를 접고 앉았을 때 몸통에 가까운 날개에 검은색 점이 10개 정도 흩뿌려져 있는 게 특색이다. 날개를 완전히 편 상태에서는 검은 다갈색 날개에 세 줄의 흰색줄이 있다. 앞날개 윗면에 나온 흰띠가 5개 토막으로 나뉘어 있는 특색이 있다. 이게 바로 별박이세줄나비의 동정포이기도 하다.


별박이세줄나비는 산보다는 밝은 길가나 논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산초나무, 조팝나무 등에 많이 보인다. 꽃물을 먹기도 하고 오디와 같은 열매나 새똥, 동물의 사체에 모여 즙을 빠는 일도 있다.

암컷은 잎 가장자리에 알을 한 개씩 낳는다. 금방 부화한 유충은 잎 끝으로 기어가서 가장자리부터 갉아먹기 시작한다. 잎이 시들게 되면 잎을 접어서 집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생활한다. 3령 유충으로 월동하며 이듬해 봄에 다시 새잎이 나면 더 먹고는 5월 초순경에 번데기가 된다.

한 해에 2~3회씩, 5월 말~9월 사이에 나타난다.


그리기 전에는 막막했는데 막상 그리기 시작하니 어느새 완성이다..

눈은 게으르고 손은 빠르다.

별박이세줄나비의 한살이를 한자리에서 그려봤으니, 이젠 별박이세줄나비를 만나면 잘 알아보겠거니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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