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필사 21
중력분과 박력분
김성민
슈퍼에 갔다
밀가루 파는 데
중력분이라는 게 있다
중력
지구가 우리를 당기는 힘
중력분
뭔가를 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예슬이한테 살짝 뿌려 보고 싶은 가루다
그 옆에 박력분도 있다
이건 나한테 뿌려야 할 가루 같다
<브이를 찾습니다>中/창비
말은 적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도구지만,
그 자체로 이미 살아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중력분에서 중력을
박력분에서 박력을
떠올리며 시가 만들어진 듯하다.
물론 마음 안에는 예슬이로 꽉 차있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이 시를 읽고 나니 갑자기
밀가루가 마법가루일 것만 같다
나도 중력분을 가지고 다니며 좋아하는 사람한테 살살 뿌리고 싶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