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일기예보/신혜영

동시 필사 26

by 이경아

내 맘대로 일기 예보


신혜영



일기 예보를 자꾸만 보게 돼

네가 제주로 이사 간 다음부터


오늘 제주 날씨 예보에선

폭설과 너울성 파도가 눈에 들어왔어


폭설은 백록담 언저리에만 오고

너희 집 근처 눈은 동백꽃이 빨갛게 언뜻거릴 정도면 좋겠다

그리고


너울성 파도는

네가 타고 오는 파도였음 좋겠다


<코끼리 나라를 향해>中/쉬는시간



그동안 무심하던 일도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와 닿으면 부쩍 관심이 간다.

친구가 제주로 이사를 간 다음부터 시인은 그곳 날씨가 자꾸 맘에 쓰였나 보다.

폭설과 너울성 파도에 마음이 통통거렸나 보다.


그 마음 쓰임을

폭설은 백록담 언저리에만 왔으면

네가 있는 그곳에는 눈이 조금만 내렸으면 하고 바란다.

그 표현이 아주 멋지다.

'동백꽃이 빨갛게 언뜻거릴 정도면 좋겠다' 란다.

하얀 눈과 빨간 동백의 색이 대비되어 아름답고

그 마음 씀이 예쁘다.


너울성 파도라는 사나운 말에서

그 파도를 타고 네가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는다.

사나움 속에 품고 있는 고움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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